펭귄은 지구에 사는 게 어울리지 않는 몇 안 되는 동물 중 하나다. 날개가 있고 깃털이 있는데도 새처럼 날지 못한다. 펭귄은 어류가 아니지만 1,755피트 물 속에서 생활한 흔적이 기록으로 남아 있다. 펭귄 가운데 지구상에서 살 것 같지 않은 것은 ‘황제 펭귄’(emperor penguin)이다. 황제 펭귄은 새끼를 낳기 위해 남극 빙하를 뒤뚱거리면서 70마일이나 이동한다. 또 최근 유전자 검사결과에 따르면 황제 펭귄이 펭귄의 가장 오래된 가계의 유전자를 보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가 펭귄 이야기를 소개했다.
초기 펭귄 서식지 남극대륙은 기후 온화하고 삼림도 우거져
3,500만년 전 남미·오스트레일리아 분리되면서 급속 한랭화
상당수는 따뜻한 조류 따라 이동… 황제펭귄은 그대로 남아 적응
빙하 녹으면서 ‘주식’ 크릴새우 격감, 남극 펭귄 30년간 70% 줄어
과학자들은 펭귄이 조류인 신천옹(albatross)과 바다제비(petrel)와 연계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신천옹은 조류의 몸 구조를 갖고 있지만 주둥이 뼈만 보면 펭귄과 가장 유사하다. 신천옹은 살아 있는 동물 중 펭귄과 가장 가까운 ‘친척’으로 불린다.
펭귄의 유전자 3종을 집중 연구한 캐나다 학자들이 학술지 ‘Proceedings of Royal Society of London’에 논문을 발표했다. 펭귄 18종의 유전자 변화와 다른 새들의 유전자 변화를 비교했다. 이들은 펭귄의 유전자 변형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음을 발견했다. 펭귄은 7,100만년 전 신천옹, 바다제비의 조상으로부터 갈라져 나온 것으로 학자들은 결론지었다. 학술적으로 말해 ‘분자시계’(molecular clock), 즉 진화과정에서 단백질의 아미노산 배열에 생기는 변화에 기인한다고 밝혔다.
아주 오랜 옛날 펭귄은 짧은 날개를 이용해 물 속 240피트까지 다이빙하던 바다제비를 닮았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학자들은 본다. 시간이 흐르면서 펭귄이 점점 다이빙에 적응해 나갔다는 것이다. 뉴질랜드의 고생물학자 이완 포다이스와 그의 동료들이 6,000만~6,200만년 전 펭귄 화석을 연구하고 있다. 화석의 펭귄은 지금처럼 날개가 다이빙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한다. 그런데 날개가 서서히 딱딱해지는 진화를 겪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거의 펭귄이 어떻게 현재의 펭귄이 됐는지 입증하기가 어렵다. 토론토 로얄 온타리오 박물관의 연구팀인 세르지오 페레이라 박사가 비교적 설득력 있는 답변을 던진다. 자료가 풍부한 덕에 연구결과에 힘이 실린 것이다. 페레이라 박사에 따르면 황제펭귄은 펭귄의 오랜 가계를 이어왔고 다른 펭귄들은 비교적 진화의 흔적이 많다는 것이다.
페레이라 박사는 펭귄의 뿌리가 4,000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7,000만 년 전이란 주장은 근거가 박약하다고 한다. 중간의 3,000만 년은 무엇인가. 펭귄가계의 단절 시기라고 본다. 키가 5피트 이상 되는 펭귄 화석은 명졸된 것으로 추정한다.
아울러 근대 펭귄의 가계에는 겐투(gentoo), 친스트랩(chinstrap), 왕펭귄, 그리고 황제펭귄이 있다. 이들은 남극 또는 인근에 산다. 초기 펭귄은 지금의 남극과 같은 환경에서는 살지 못했다. 당시 이 지역은 뉴질랜드와 같이 숲이 우거졌다. 그런데 남미대륙과 오스트레일리아가 남극에서 떨어져나가 지금의 추운 남극이 됐다. 3,500만년 전의 일이다.
초기 펭귄의 멸종을 기후변화로 설명하는 게 대부분의 학자들이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고래와 먹이 경쟁을 버리다 져 멸종했다고 본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일부 펭귄은 살아남았다. 황제펭귄과 남극대륙에서 살던 펭귄들은 혹독한 환경에 적응해 갔다. 다른 펭귄들은 조류를 따라 북쪽으로 헤엄쳐 갔다. 화산섬들에 터전을 잡았다.
남미 펭귄은 400만년 전 훔볼트 조류를 타고 갈라파고스 섬에 도착했다. 그리고 뉴질랜드의 로얄펭귄, 칠레 남부와 포클랜드 섬의 마카로니 펭귄은 140만년 전에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펭귄 중에는 가장 젊은 종류다. 펭귄 연구는 계속된다. 정설은 없다. 다소 설득력이 있어도 풀리지 않는 부분이 있다.
학자들은 이론이 다르지만 공통된 걱정거리를 갖고 있다. 펭귄의 진화는 차가운 조류와 연계돼왔다. 그런데 조류가 따뜻해지면서 먹이사슬에 문제가 생겼다.
학자들은 펭귄의 미래를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아델리 펭귄은 지난 30년간 70%가 격감했다.
얼음 위에서 자라는 해조류를 먹고사는 크릴새우가 펭귄의 주식인데 남극의 얼음이 감소하면서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
크릴새우 대신 생선과 오징어를 먹고사는 친스트랩 펭귄과 겐투 펭귄이 왕성한 번식력으로 아델리 펭귄의 서식지를 차지하고 있다. 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생태계의 불안정으로 간주한다. 남극에 사는 귀여운 펭귄을 보존하고 싶은 어린이들도 마찬가지 마음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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