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쯤인지 잘 기억이 나질 않지만 “그때를 아십니까?’란 타이틀로 한국의 공중파 방송에서 20세기 초, 중반기 한국인들의 실생활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방영했었다.
필자가 경험해보지 못했던 50, 60년대 가난한 삶의 실상들은 그 시절 나에게 그렇게 익숙한 풍경들은 아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기억을 조금만 더듬어보면 70년대 말과 80년대 초에 유년 시절을 경험한 나에게도 가난했던 시절 서울의 풍경은 살아있다. 겨울철이면 거의 매일 저녁 메인 뉴스로 연탄가스 중독에 숨진 사람들의 사연이 보도 되었는데, 지금 같으면 참 어처구니가 없는 일인 것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에는 아직 보온 도시락이 시판되지 않았었는데, 난로 위에 소복이 올려진 양은 도시락 안의 밥이 데워지는 냄새로 교실은 요즘 아이들이 느낄 수 없는 운치가 있었다. 또 점심시간에 누군가 도시락에 소시지라도 싸가지고 오면 다른 아이들의 부러운 시선을 한 몸에 받는 그런 시절을 필자도 살아본 것이다.
사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는 이집트 문명, 메소포타미아 문명(이라크), 인더스 문명(인도), 황하 문명(중국) 등 과거 4대 고대 문명 중 3개가 발생된 찬란한 과학과 문화 또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찬란한 역사를 가진 아시아 국가들이 20세기 초 산업화에 뒤지게 된 이유는 새로운 산업화 문명의 변화와 도전에 잘 적응하지 못한 결과이다. 하지만 유유히 흐르는 역사에 있어서 변화하지 않는 결과란 없는 법, 이제 아시아는 전세계의 중심으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얼마 전 한국은행은 “아시아 경제의 장래”라는 보고서를 통해 인도의 경제규모가 2030년경 일본을 앞서기 시작하고 2050년경 유럽과 비슷해져 세계경제 내 비중이 12%에 달할 것이며, 중국이 2020년경 일본을 앞서기 시작하고 미국과는 2040년경 경제규모가 대등해져 세계 GDP의 1/5 정도를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2040년이 되면 한국, 중국, 일본, 인도 4개국의 경제규모만 해도 전세계의 40%에 달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아시아는 고대의 찬란한 역사를 되살려 다시 한번 세계의 중심에 서게 된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의 근대사에서 경제발전의 과정들을 가만히 살펴 보면 참으로 뿌듯하고 가슴 찡한 사건들이 여러 가지 있다. 1960년대 초, 자원도 자본도 없었던 한국이 할 수 있었던 일은 사람을 해외로 보내서 돈을 버는 것이었다.
1964년부터 1969년까지 연인원 5만여 명의 베트남 파병을 통해서 미국으로부터 좋은 조건의 차관을 받고, 1963년부터 1977년까지 7만9000여명의 광부와 1만여명의 간호사들이 독일로 파송하여 또한 차관과 외화를 벌 수 있었으며 1980년대에는 사우디에 노동자를 보내어 또한 상당한 외화를 벌어들였던 것이다. 그 값진 피와 땀의 결과로 경부고속도로가 놓여지고 근대화의 기반이 닦이어, 5천만이 채 되지 않는 아시아의 조그마한 나라 한국은 이제 전세계 12위의 경제국가로 성장한 것이다.
40이 채안된, 아직은 젊다고 할 수 있는 필자는 이런 자문을 해 본다. “우리의 세대가 또 우리보다 어린 후배 세대가 과연 모든 것을 바쳐 한국의 산업화를 주도해 온 한국 근대사의 선배들께 정당한 존경과 경의를 표하고 있는가?”라고.
신항우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미국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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