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LA대교구 과거기록 공개
카운슬링·보직 변경 등 조치뿐

로마 가톨릭 LA대교구(교구장 로저 마호니 추기경)가 수십년 동안 사제들의 어린이 성추행에 관한 불만이나 고발을 묵살하고 문제가 된 사제들을 카운슬링을 받게 하거나 다른 보직으로 보내는 등의 가벼운 처벌로 일관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같은 대교구의 부적절한 처신은 대교구 소속 사제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500여 이상의 피해자를 대변하는 변호사들의 압력과 지난달 내린 판사의 명령에 따라 대교구가 12일 그 중 126명 사제들의 개인기록 요약을 공개함으로써 드러났다.
성추행 케이스 관련 사제들의 개인기록 및 당시의 교구의 문제처리나 제재에 관련된 편지나 비밀서류 등이 포함된 이번 기록은 대교구가 지난 3년 동안 법정투쟁까지 벌이며 공개를 거부했던 것으로 대교구는 이날 자정을 기해서 거의 150페이지에 달하는 내용을 자체 웹사이트(http://www.la-archdiocese.org)에 게재했다.
공개된 기록 중에는 남가주 여러 개 학교의 교사나 교장으로 재직했던 신부가 2명의 소년을 성추행한 혐의로 유죄평결과 보호관찰형을 선고받았으나 그같은 전과기록이 삭제된 사실이 드러났다. 또 청소년을 엉덩이를 애무한 혐의로 문제된 신부는 알콜중독 예방 프로그램에 보내졌으며 또 다른 신부는 1959년부터 어린이와 불미스런 성적 행위를 한 것에 대한 불만이 수없이 접수되었는데도 1994년 은퇴 때까지는 아무런 제재도 가해지지 않았다.
이에 관해 대교구측 변호사는 수십년 전에는 피해 어린이들의 부모나 주변이 스스로 그를 문제삼지 말 것을 호소하는 분위기였을 것이라며 교구는 대부분의 문제 사제에게 카운슬링 치료를 제공하고 서서히 면직시켜 왔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