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한국학교가 8일(토) 오전 학교 건축기금 마련과 자체부지
확보를 위한 대외홍보의 일환으로 대대적인 걷기 행사를 펼쳤다.
동교 학생과 교사, 학부형 등으로 구성된 4백여 명의 참가자들은 이날
오전 10시 산타클라라 레이노어 공원을 출발, 한인청년문화원(KYCC) 소속
길놀이패를 선두로 산타클라라와 서니베일 일대 5마일 왕복코스를 2시간에 걸쳐 행진했다. 걷기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엘 카미노 선상의 한국마켓과 갤러리아마켓, 소공동 순두부 등 인근 동포업소들도 음료수 등을 제공하며 이들의 행진을 격려했다.
SV한국학교 허준영 교장은 “이번 행사가 건축기금 마련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에게 한국학교의 존재를 알리고 조직적인 능력을 보여줌으로써 공청회 등 학교 자체건물과 부지를 확보해 나가는 과정에서 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기획됐다”고 설명했다.
7백여 명의 학생과 30여명의 교사진, 그리고 8명의 이사진과 65명에 달하는 학부모회 등 해외에 현존하는 한국학교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SV한국학교는 매주 토요일 오전 쿠퍼티노 고등학교 건물을 빌려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임대건물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자체 학교건물과 부지 확보를 추진중에 있다.
SV한국학교는 현재 산타클라라 레이노어 공원에 인접한 피터슨중학교(Peterson Middle School) 부지를 점찍어 놓은 상태다. 이 학교는 주택가에 위치해 있어 교육적 환경이 우수하고 기존 학교시설을 활용할 경우 경비절감도 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피터슨중학교는 최근 함께 운영하던 고등학교를 폐쇄함에 따라 유휴지가
돼버린 5-8에이커 규모의 학교부지 일부를 매각할 방침이어서 현재 산타클라라 통합교육구(Santa Clara United School District) 내에 ‘피터슨 필드(Peterson Filed)’라 명명된 위원회가 구성돼 매각 작업을 추진중이다. 이에 SV한국학교는 해당 위원회에 인수의향을 밝힌 상태다. 학교 등의 공공단체가 소유한 토지는 공원관리국에 우선권이 주어지며 공원관리국이 매입을 포기할 경우 SV한국학교와 같은 비영리단체에게 순번이 돌아가도록 규정돼 있다.
SV한국학교는 자체 학교 건물을 마련할 경우 이를 ‘실리콘밸리
한국문화교육센터(SV-Korean Culture & Education Center)’로 운영, 한국학교뿐 아니라 보다 다양한 커뮤니티 문화교육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이날 걷기 행사에서 SV한국학교 강성훈 부이사장이 1천 달러를 쾌척한 것을 비롯해 자체건물 확보의 열망을 반영하듯 학부형들의 기부가 이어져 총 4천 5백 달러의 기금이 모아졌다. 이밖에도 동포업소에서 기증한 학용품 등 2천 5백 달러 상당의 물품이 모였다.
SV한국학교 측은 향후 자체건물과 부지의 확보를 위해 최소 1백만 달러
이상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중 50% 정도를 자체 모금한 뒤 이를 기반으로 나머지 절반을 매칭 펀드로 조성할 계획이다.
SV한국학교의 부지확보에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김진호 이사장은 “학교
자체건물의 추진은 모금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며 앞으로
주류사회를 대상으로 한인 커뮤니티가 어떤 노력을 보여주느냐에 성패가 달려있다”며 동포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김철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