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가는 개미까지도 사랑하는 것이 부처의 대자비입니다.”
엘리콧 시티로 이전한 대한불교 조계종 미주 학림사 오등선원(주지 진호 스님)의 특별 개원법회를 위해 방문한 학림사 조실 한암 대원(閒庵 大元) 대선사는 “물질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모든 만물을 사랑해 마음의 부처를 바로 보자”고 강조했다.
대원 스님은 “부처의 자비는 탁류도 가리지 않고 받아들여 하나로 만드는 바다처럼 무한하며, 적이 없다”면서 “모든 만물은 만남의 인연으로 창조된다는 것이 부처의 진리”라고 말했다. 즉 홀로 만들어지는 것은 없으며, 따라서 서로 더불어 존재한다는 것. 그러기에 상대방의 생명도 귀중하게 여기고, 타 종교에 대해서도 배타적일 수 없다고 한다.
“이곳에 와서 동포들이 종교를 이유로 인사조차 외면하는 경험을 여러 차례했다”는 스님은 “종교는 서로간에 한몸으로 생각하고 화합 안되는 것을 화합되게 하는 것인데, 종교로 인해 서로 적대시하거나 담을 쌓으면 무엇을 가르쳐 줄 수 있겠느냐”고 질타했다.
“모든 사람을 부처님 같이 보는 사회를 정착시키고자 오등선원을 열었다”는 스님은 “인종을 초월해 부처 같이 살아가는 사회가 극락이자 천국”이라고 강조했다.
대원 스님은 고암 스님을 은사로, 동산스님을 계사로 득도, 1986년 법호, 불자, 전법게를 받았다. 행자시절 대원 스님의 별명은 대근기(大根機)였다고 한다. 깨달음에 도달하는 타고난 재질과 능력을 근기라고 하는데 대근기는 수행자라면 누구나 갖추고 싶어한다. 15세 때 고향인 경북 상주의 남장사에서 머리를 깎은 스님이 공양주는 물론 채공(菜供, 반찬 만드는 일)과 갱두(羹頭, 국 끓이는 일)까지 도맡아 하며, 고통과 시련을 이겨냈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1988년 고암 스님의 유지를 받들어 계룡산에 소실된 옛 제석사 터에 학림사를 창건했으며, 1995년 선을 대중화 생활화하기 위해 설립된 오등선원 낙성식 때 조실로 추대, 현재 스님들과 일반 시민들의 참선수행을 지도하고 있다.
대원 스님의 법문을 들을 수 있는 개원 법회는 9일(일) 오전 10시 새 사찰(2376 Daniel Rd., Ellicott City)에서 봉행된다.
문의:(410)465-7885.
<박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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