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운성씨 작품 ‘사과, 피망, 복숭아’.
13~29일 앤드류 샤이어 갤러리… 13일 리셉션
서울대 서양화과 교수… LA서 수차례 개인전
일상 속의 사물을 새롭게 부각시킨 이색전이 열린다.
13∼29일 앤드류 샤이어 갤러리가 마련한 서양화가 한운성씨의 ‘과일채집’전은 화폭에 과일을 채집하면서 문명을 비판하는 전시회다.
무채색의 어두운 바탕에 사과, 피망, 석류, 감, 수박, 토마토 등의 과일과 채소를 그렸지만, 통상적인 정물화와는 달리 꼭지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생명의 근원인 나무와 붙어있던 부분이 바로 과일의 꼭지이기에 꼭지를 의도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것.
서울대 서양화과 교수인 작가는 “21세기는 분명 유전자 조작이라거나 생명 복제라는 단어가 컴퓨터라는 단어만큼이나 인간의 입을 오르내릴 것이고, 요즘 원고지에 적힌 글을 보기 힘들 듯이 지구상에는 원형적인 생명체의 모습이 조금씩 자취를 감추리라는 생각에서 서둘러 ‘과일 채집’에 손을 댔다”고 의도를 밝힌다.
한운성 교수는 서울대 미대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템플대 판화과를 나왔으며 ‘영국 국제판화 비엔날레’‘서울국제판화 비엔날레’‘상파울로 국제판화 비엔날레’‘한국현대회화전’등 다수의 그룹전에 참가했다.
서울과 LA에서 수 차례 개인전을 가졌으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시모노세키시립미술관, 대영박물관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박제된 한국호랑이, 눈먼 신호등, 얽힌 매듭 등에 이어 채집된 과일 시리즈로 문명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비판정신을 이어가고 있는 한씨는 장인 정신과 지성인의 모습을 두루 갖춘 한국의 대표적인 중견작가로, 미술의 다양한 모습을 세계무대에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시회 리셉션은 13일 오후 6∼8시 앤드류 샤이어 갤러리(3850 Wilshire Bl. #107 LA)에서 마련된다. 문의 (213)389-8188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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