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조 통일차관 “기금 지급전 비자금 조성”
“현대측이 보고서 오류·유출 책임져야”
현대아산 김윤규 전 부회장이 남북협력기금을 유용했다는 현대 감사보고서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6일 밝혀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잘못된 보고서 내용이 공개된 데 대해 유감을 표시하고 현대측에 응당한 책임을 질 것을 요구했다. 관련기사 5면
이봉조 통일부 차관은 이날 정부중앙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현대측 관계자를 불러 확인한 결과 김윤규씨의 비자금 대부분은 협력기금이 지급되기 전에 조성됐다”며 “김씨가 협력기금을 유용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이 차관에 따르면 김 전 부회장은 2003년 10월부터 2005년 3월까지 금강산 현지에서 50만 달러를 인출, 비자금으로 조성했다. 그러나 문제가 됐던 금강산 관광지구 도로공사비 명목의 협력기금이 현대 서울 본사에 지급된 시기는 2004년 12월31일이기 때문에 김씨의 비자금은 협력기금과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차관은 “현대측은 ‘김씨가 현금을 인출하면서 협력기금이 투입되는 도로공사비 명목으로 회계 처리했기 때문에 보고서에 ‘남북경협기금 관련’이라고 기재했다’고 해명했다”고 전했다.
이 차관은 “현대측이 감사결과보고서에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표현을 사용, 국민에게 협력기금이 유용된 것처럼 보인 데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유출 경위를 해명하고, 정부와 국민에 대해 사과하고,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이 차관은 또 “남북경협사업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통해 협력기금 집행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할 것”이라며 “문제가 드러나면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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