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딸의 고등학교 졸업식에 참석한 최혜현씨(가운데)와 큰딸(오른쪽), 아들과 막내딸.
8년전 사고 최혜현씨
차체결함 등 의혹제기
도요타측과 소송대결
“눈물겹게 외롭고 힘든 싸움이지만 끝까지 싸워야겠지요.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 싶지만 진실이 밝혀지지 않는다면 또 다른 희생자가 나올 겁니다”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인 도요타를 상대로 8년간 힘겹게 싸워오는 한인여성 최혜현(46)씨가 정신적인 고통과 아픔, 억울한 심정으로 얼룩진 그 동안의 사연을 쏟아냈다.
최씨는 지난 1997년6월30일 96년형 도요타 코롤라를 몰고 매서추세츠 메스턴 파이트지역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원인 불명의 대형 사고를 당했다. 최씨는 다행히 생명은 건졌으나 어깨 이하 전신이 마비돼 평생으로 불구자로 살아가게 됐다.
최씨는 사고의 원인이 자동차에 뭔가 결함이 있었던 것 같은 생각에 사고 차량을 조사하고 변호사를 선임, 소송하자 도요타측이 100만달러 합의금을 제의해 오자 엔지니어인 최씨의 남편도 이를 이상하게 생각하며 본격 조사를 벌이게 됐다.
최씨의 남편은 경찰이 사고 차량을 찍은 사진을 확인한 결과, 왼쪽 뒷바퀴 차량 균형 유지 장치의 나사가 빠져 있었고 사건 현장을 조사했던 경찰관도 운전석이 뒤로 젖혀 있고 좌우로 흔들렸으며 부서졌다고 증언한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토잉회사 창고에 있던 사고 차량에는 나사가 끼워져 있었으며 좌석도 나사로 고정돼 있는 것을 발견한 최씨는 누군가에 의한 조작 가능성에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합의금에 불복한 최씨는 소송을 제기했으나 결과는 패소였다. 최씨에 따르면 변호사는 남편이 조사한 증거 자료를 법원에 제시하지 않았고 이에 대한 증언 기회조차 없었다. 최씨는 다른 변호사를 선임해 매서추세츠 법원에 재심을 청구, 현재 법원의 통지를 기다리고 있다.
한편 도요타 측은 이에 대해 “사건이 아직 진행중인 만큼 별다른 코멘트를 할 수 없다”고 말했고 최씨의 변호를 맡았던 폴 F. 리비스도 “이미 내 소관이 아닌 케이스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며 굳게 입을 다물고 있다.
재판도 문제지만 사고로 인한 최씨 가족의 고통은 더욱 심했다.
“남편은 매일 4번 제 배설물을 처리해요. 세끼 식사준비는 말할 것도 없고 아이들 교육이나 주말이 되면 샤핑, 빨래, 청소, 제 목욕 등 궂은 일을 도맡지요. 이렇게 8년을 하루도 빠짐없이 헌신하며 사고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재판을 해 온 사람입니다”
남편의 눈물겨운 희생 덕에 예일대학 3학년에 재학중인 첫째 딸과 최씨의 병간호를 맡아주는 중학생 아들과 막내딸 모두 밝게 잘 자라줘 고맙다고 한다. 손 사이에 어댑터를 이용해 볼펜을 끼우고 자음과 모음을 하나씩 볼펜으로 두드려야 겨우 글을 쓸 수 있는 최씨지만 가족의 헌신적인 도움으로 현재 맨해턴의 한 불교전문 잡지의 편집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홍지은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