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는 ATM 아니다”
비아라이고사 당선축하파티 기금모금 사양
3일 안토니오 비아라이고사 시장이 사석에서 “한인사회는 현금 자동인출기계(ATM)가 아니다”라고 발언한 것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이날 하기환 전 LA 한인회장의 패사디나 자택에서 열린 ‘당선 축하파티’에 참석한 비아라이고사 시장은 “애당초 이 자리를 정치자금 모금 디너로 개최하겠다는 제의를 받고 거절했다”며 이같이 말한 것이다.
이런 시장 발언을 두고 모임에 참석했던 한인들의 해석은 분분하다. 일부 한인들은 “정치자금을 그만 받겠다는 발언”이라고 표현 그대로 받아들이는가 하면 일부는 “이권을 바라는 마음에 정치자금 모금에는 열심이지만 투표참여 등 실제적인 정치력 행사에는 무관심한 한인 풍조를 꿰뚫어보고 한 조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시장 공보실 관계자는 “시장의 발언은 한인사회에 물질적인 부는 물론 풍요로운 아이디어까지 넘쳐난다는 것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모임에는 폴 김 교통국 커미셔너, 케일린 김 LA 항만커미셔너, 폴라 대니얼스 공공사업국 커미셔너, 스튜워드 김 주택국 커미셔너 및 사브리나 케이 도시계획국 커미셔너 내정자 등 시장 측근 및 이윤복 LA 총영사 등 한인사회 인사 15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한편 비아라이고사 시장은 이날 “분주한 시정 때문에 한국 등 아시아 방문은 내년 3, 4월께나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며 “반드시 결과 있는 아시아 국가 순방을 이뤄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유대인 축제엔 돈 나온다”
고유 새해 행사장 지역 정치인들 몰려
유대인의 새해인 4일 LA시는 개점 휴업 상태다.
공휴일이 아닌 평일인데도 LA시의회는 휴회를 선포했다. 경찰위원회, 도시개발위원회 등 이날 공식 모임이 예정됐던 각 시정부 기구들도 일정을 취소했다. 이날 취소된 시정부 모임은 7개. 유대인의 설날인 ‘로시 하샤나’를 기념하고 유대인 풍속에 경의를 나타내는 정치적 제스처다.
각종 공식 모임이 취소된 반면 시장, 시의원 등 정치인들은 각종 로시 하샤나 기념행사에 참석하며 유대계 커뮤니티와의 끈끈한 유대를 과시했다.
코리안 퍼레이드 참석 정도로 한인사회와의 유대관계를 과시하는 지역 정치인들의 그동안 자세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다.
이같은 태도는 역시 유대계 커뮤니티의 막강한 투표력과 선거자금 동원력이라는 것이 전반적인 분석이다. 시내 등록 유권자 중 유대계가 차지하는 비율은 5분의1이 채 안되지만 매번 선거 때마다 전체 투표 유권자의 3분의1은 유대인들이었다. 또 유대계 지지를 얻으면 선거자금 100만 달러 조달은 손쉽다는 것은 지역 정치인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사실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세계를 움직이는 것은 미국이고, 미국을 움직이는 것은 유대인이라는 말이 있는데 LA를 움직이는 것도 역시 유대인”이라고 표현했다.
유대인 음력으로 5,766번째 설날을 맞는 유대계 커뮤니티는 앞으로 10일 동안 핍박받은 역사를 회고하며 뿌리의식을 상기한다. 설날은 24시간 금식으로 종결된다.
<김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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