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지애나 주지사·뉴올리언스 시장이 늑장 대응”
의회 청문회서 카트리나 피해 책임 떠넘기기 급급
허리케인 카트리나 늑장대응에 관한 의회 청문회가 열린 27일 연방재해관리청(FEMA) 전 청장 마이클 브라운의 ‘네 탓이오’식 증언이 미국인들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브라운은 이날 “FEMA 청장으로 무슨 일을 해야 할지 잘 알고 있었다”며 피해가 커진 것은 “캐슬린 블랑코 루이지애나 주지사와 레이 내긴 뉴올리언스 시장이 대피령을 제때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발뺌했다.
이에 대해 카트리나 상륙 하루 전 대피령을 내렸던 내긴 시장은 “전 FEMA 청장이 모든 책임을 지방정부로 떠넘기라는 압력을 받고 있는 것 같아 불쌍하다”고 조롱했다.
브라운은 의원들의 추궁이 계속되자 “도대체 내가 어떤 조치를 취했기를 원했느냐”고 반문하고 “나는 독재자가 아니고 주정부나 시정부에 명령을 내릴 수도 없다. 아마도 여러분들은 내가 뉴올리언스에 들어가 주민들을 한꺼번에 대피시키는 수퍼히어로가 되기를 원했던 모양”이라고 비아냥대기도 했다.
그는 이어 “FEMA는 경찰국이나 소방국과 같은 1차 대응기관이 아니다”며 “일단 재해가 발생하면 해당지역의 주정부와 시 정부에 1차적 대응책임과 권한이 돌아가며 FEMA는 로컬 재해복구 기관들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며 지방정부로 책임을 돌리는데 급급했다.
브라운은 “대형 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중앙정부 기관이 초동대응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브라운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절친한 친구로 지난 12일 FEMA 청장직을 사임했으나 아직도 자문의원으로 FEMA 봉급자 명단에 올라 있다. 그가 사임하기 10일전 재난 지역을 처음으로 방문한 부시 대통령은 취재진 앞에서 그를 가리키며 “브라우니, 정말 훌륭히 일을 처리했어”라고 칭찬, 이재민들의 분노를 샀다.
당시 침수지역엔 수천명이 갇혀 있었고, 수퍼돔에는 2만5,000명이 식수와 식량 공급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소개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편 민주당은 공화당이 이번 청문회를 비난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방편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자당 의원들을 패널에 공식 배정하지 않았으며 독립적인 조사위원회의 구성을 요구하고 있다.
<황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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