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전 쑥대밭 경험
전 주민 강제 대피령
텍사스주 동남쪽에 위치한 인구 5만7,000여명의 갤버스턴은 석유가 나는 항구도시다. 휴양지로 매년 많은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원유의 시추작업을 체험할 수 있는 박물관(The Ocean Star Offshore Drilling Rig & Museum)과 세계적 수준의 그레이하운드 경기장시설을 갖춘 걸프 그레이하운드 파크 등이 명소로 손꼽힌다.
이 도시가 100년만에 다시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손님 때문에 수심에 잠겼다. 손님은 시속 155마일 이상의 강풍을 동반하는 4등급 허리케인으로 세력이 확장된 ‘리타’다.
갤버스턴은 1900년 9월 4등급 허리케인의 강타로 시 전체가 쑥밭이 된 아픈 경험을 간직하고 있어 ‘리타’의 접근을 바라보는 눈길에는 공포가 담겨 있다.
도시이름은 스페인 식민지시대 루이지애나 총독 베르나르도 갈베즈의 이름을 땄다. 1830년대부터 이민자들을 받아들였으며 1840∼1870년대엔 유럽 이민자들이 몰리는 주요 항구로 자리매김하면서 19세기 미국 남서부의 최대 관문으로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도시는 허리케인으로 모든 것을 잃었다. 1839년 시로 승격되는 등 탄탄대로의 영화를 누렸던 갤버스턴은 ‘허리케인으로 한순간 폐허로 변모했으며 점차 쇠락의 길을 걸었던 것. 당시 허리케인은 8,000∼1만2,000명의 사망자를 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허리케인이 지나가고 휴스턴에 항구가 만들어지면서 갤버스턴은 대체 도시로 성장했다. 휴스턴처럼 융성하지는 못했지만 1백 여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허리케인의 상흔을 씻고 나름대로 항구도시로 기반을 구축했다.
그런데 이 도시는 100여년 만에 또다시 밀려오고 있는 초대형 허리케인 ‘리타’로 숨을 죽이고 있다.
강력한 4등급 허리케인 리타가 이 도시를 강타할 것으로 예보되면서 도시엔 비상사태가 선포되고 전주민 강제대피령이 내려졌다.
갤버스턴이 미국 역사상 비운의 도시로 남게될지는 ‘리타’의 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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