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정규득 특파원 = 2년이 넘도록 체인으로 묶인 상태에서 살고 있는 한 인도인의 애달픈 사연이 현지 언론에 20일 소개됐다.
비운의 주인공은 오리사주 켄드라파라 지구에 사는 우펜드라 나이크(32).
불가촉천민(Dalit) 출신인 그는 지난 2003년 7월 인근의 힌두사원에서 삼지창을 훔친 혐의를 받게 되면서 동네 주민들에 의해 체인에 묶인 뒤 지금까지 잠시도 자신의 집 베란다를 벗어나지 못하는 짐승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
주민들은 나이크가 이웃도 가끔 폭행했다면서 정신 이상자로 몰았던 것.
그러나 나이크는 타임스 오브 인디아 기자와 만나 나는 무고한 사람이라며 일부 나쁜 사람들이 내 발에 체인을 묶었다고 항변했다.
나이크의 부인은 남편을 속박에서 풀어보려다 실패하자 결국 친정으로 돌아갔고 지금은 나이크의 부친이 매일 끼니를 갖다주고 있다는 전언.
그가 묶여 있는 베란다는 폭우가 쏟아지는 몬순기에 수시로 물에 잠기지만 그는 한순간도 그곳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현지 행정당국은 나이크의 정신상태를 감정하기 위해 병원에 데려가려고 시도했으나 주민들의 방해로 그럴 수 없었다는 말도 안되는 해명을 늘어놨다.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인 안잘리 다스는 이제 아무도 우펜드라를 병원으로 데려가려고 나서지 않는다며 손사래를 쳤다.
이처럼 인도 농촌에서는 여전히 법률이 철저하게 무시된 채 공동체적인 형벌이 가해지고 있으며 희생자들은 거의 천민들이라고 이 신문은 개탄했다.
한편 지난 5월에는 인도에서 가장 못사는 비하르주의 한 공립학교에서 요리사가 천민이라는 이유로 학생들의 급식이 중단된 경우도 있다.
http://blog.yonhapnews.co.kr/wolf85/
wolf8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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