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프팅·오지 트레킹·카야킹 등 여성이 더 많아
홀로 여행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킬리만자로 등정처럼 큰맘 먹고 떠나는 모험여행 뿐만 아니라 스파나 포도원, 공연장, 샤핑, 성지순례 등도 남자를 동반하지 않고 여자들끼리만 다니기를 좋아한다.
독신 뿐 아니라 기혼 여성 참여도 폭발적
“남자 없는게 편해”… 홀로 여행 즐기기도
시애틀 소재 모험여행업계협회 사무총장 크리스 도일은 “모험여행 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바로 여성”이라고 말한다. 목적지 뿐만 아니라 그곳에서 할 일들까지 가족 여행에 대해 결정권을 가진 것이 여성들이고 모험 여행을 주도적으로 계획하는 것도 여성들이라는 것이다.
이 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모험여행은 남자보다 여자가 더 많이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60년대말 화이트워트 래프팅, 케냐와 네팔등지로의 오지 여행 같은 상품을 제공하기 시작해 이 업종이 생겨났을 때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모험여행업계가 문화, 환경, 교육 관광에 중점을 두게 되면서 두드러지는 현상이 바로 여성들의 참여 증가”라고 지적하는 도일은 여성들이 자신들의 능력에 대한 태도가 변화한 것도 그 원인의 하나로 꼽는데, 플라이피싱, 화이트워트 카야킹, 자전거타기 같은 모험에 참여하는 여성의 증가로 업계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여자들끼리만 떠나는 레저 여행이 얼마나 다양한지 그 통계숫자를 제시할 수는 없지만 드러나는 양상은 한결같은 성장세다. 인터넷에서 서치해보면 여성 중심 여행단을 수십개 찾을 수 있다.
에블린 해넌이 1994년에 ‘저니우먼’이라는 여성 여행 정보지를 창간할 당시 독자는 2,000명, 광고는 10건이 게재됐다. 지금 ‘저니우먼’ 웹사이트는 하루에 2,500명이 방문하고, 여성을 겨냥한 광고가 150건이 넘는다. 이 무료 전자 뉴스레터의 고정독자만 해도 5만명을 헤아린다.
해넌은 혼자 또는 다른 여성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여성들을 수만명에 달한다고 본다. 큰 여행사들이 여성 전용 여행상품을 취급하는 자회사를 만드는 것을 보면 얼마나 인기가 있는지 알 수 있다는 것.
‘모핀투어’ 여행사가 2002년에 설립한 자회사 ‘것지 위민’은 여성만을 위한 15개의 상품으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크루즈와 스파 여행을 포함, 총 35개를 제공한다. “회사 설립을 위해 조사해 보니 40세 이상 여성의 40%는 미혼이건 이혼이건 사별이건 독신으로 나타났는데 그 숫자가 계속 늘고 있습니다. 또 기혼 여성중에서도 50%는 남편을 동반하지 않고 여행하는 것으로 나타났지요”라고 이 회사 부사장 에이프릴 메렌다는 말한다.
1999년에 생긴 ‘어드벤처 인 굿 캄퍼니’는 해외 여행을 포함, 연간 35가지 상품을 제공한다. 참가인원은 각각 12명 미만의 여성으로 제한되므로 마치 친한 친구들과 함께 다니는 기분이 된다고 이 회사를 만든 마리안 마베리는 말한다.
전염병학을 공부하고 미국 최초의 여성 전용 여행용품 업체였던 ‘아웃워드 바운드, 윌더니스 인쿼리 앤드 우즈위민’에서 강사로 일했던 마베리는 이 회사가 1990년대만 폐업할 때 그 비지니스를 인수해 자신의 전문지식과 자기가 아는 다른 가이드들을 더해 사업을 확장했다.
올해는 사업규모가 60%가 커졌는데 신규 고객의 70%는 인터넷을 서핑하던 여성들, 나머지는 다른 손님들이 소개한 여성들이다. 올해 손님의 3분의 1은 이전에도 참가했던 적이 있는 이들이었다.
“여성 여행객들중에는 단골과 소개받은 손님이 아주 많습니다. 여성들은 친구가 하는 말을 귀기울여 듣기 때문이죠”라고 ‘것지 위민’에서 여행에 관해 기고하는 매리베스 본드는 말한다.
작년에 임펄스 리서치가 1,500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 3년 사이에 여자들끼리만 여행을 떠난 사람이 거의 반이나 됐고, 88%가 또 다시 그렇게 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업계 사람들은 아이들을 다 키워 내보내고 자신의 흥미거리를 찾아 나설 수 있게 된 중년 여성들이 비슷한 처지와 생각을 가진 여성들과 동반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이런 추세가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사별, 이혼, 미혼 등 독신 여성의 숫자 또한 그 어느 때보다 많으며, 업무상 혼자 출장을 다니면서 혼자 여행하는 것이 편안해진 여성도 수백만명에 달한다.
“여자들끼리만 여행을 다니면 내 한몸만 신경쓰면 됩니다. 남편이나 가족들과 함께 다니면 즐겁긴 하지만 언제나 다른 식구들에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여자들끼리 다니는 것만큼 편안하지는 못하죠”라고 말하는 본드는 혼자도 다니지만 전혀 모르던 여성들과 함께도 다녔다. “여자들은 자신의 경험을 남들에게 잘 이야기합니다. 모르던 사람끼리도 첫날부터 자녀와의 갈등 등 여자들이 주로 겪는 문제를 남들에게 털어 놓지요. 그러다보면 정말 많은 것을 함께 나누게 돼요”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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