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트리나 돕기, 한인에만 제한될 필요없다
▶ 이민자로서 소속·동질의식 발휘해야
최근 한인사회내 일부 교회 및 기관단체들이 카트리나 피해자를 돕기 위해 모은 성금이나 물품을 반드시 뉴올리언스지역 한인들에게 직접 전달하고자 하는 움직임과 관련, 재난을 당한 이재민들에게 보내는 온정의 손길을 꼭 한인사회로만 제한시킬 필요는 없다는 지적이다.
미국 땅에 살아가는 이민자로서 인종과 언어, 문화적, 문화적 배경을 떠나 피해를 입은 모든 사람들이 한 이웃, 한 가족이라는 동질의식을 가져 보자는 것이다. 물론 한인들이 같은 핏줄, 같은 뿌리를 가진 한인들을 돕는다고 해서 문제가 될 이유는 전혀 없다. 오히려 이국 땅에서 의지하고 기댈 곳이 있다는 안도감을 준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카트리나 경우처럼 범 국가적인 구호의 손길과 참여가 필요할 때에 지나치게 동족만을 생각하는 움직임을 보인다면 자칫 한인사회가 타커뮤니티로부터 고립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한인이라고 해서 한인동포들만 도와야 한다면 만일 한인사회에 무슨 사고가 발생했을 때 우리끼리만 해결하고 타 커뮤니티는 가만히 있어야 되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미국은 이민자를 중심으로 세워진 나라라는 점에서 국내는 물론 국외적으로도 재난이나 재해를 당한 국가들에게 적극적이고 진심 어린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말 쓰나미 지진 피해가 발생했을 때는 물론이고 길게 봐서는 베트남 전쟁, 한국 전쟁 때도 다수의 미국 용사들이 단지 평화를 지키겠다는 일념하나만으로 피를 흘리고 희생된 사실이 있다. 국내적으로는 과거 LA 폭동이 일어났을 때 현 대통령의 아버지인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직접 그 지역 한인사회를 방문, 상처받은 한인 피해자들을 위로하고 격려하기도 했다.
현재 미정부가 다른 국가들은 물론 각국 커뮤니티들이 카트리나 피해자를 돕는 움직임에 참여하는지 안하는지의 여부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는 주요 이유 중의 하나다. 리차드 데일리 시카고 시장은“쓰나미 재해 때 미국은 온정의 손길을 그치지 않았다. 이제 미국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시카고에 사는 각 민족 커뮤니티가 어떤 관심을 보이고 도움을 주는지 지켜보아야 할 것”이라며 동참의 기대를 나타내기도 했다.
뉴올리언스 지역 한인들에게 직접 구호 물자를 전달했을 당시 그 경로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뉴올리언스에 인근에 한인들이 거주하고 있는 셀터가 운영되고 있다고는 하나 다수의 한인들이 전국 곳곳으로 흩어진 상태다. 뉴올리언스 한인회도 이미 둘로 갈라져 있기 때문에 도움을 보낸다고 해도 피해자들에게 혜택을 주는 것 보다는, 양 한인회의 생색내기에 말려들 가능성이 훨씬 높다. 휴스턴 시카고 총영사관에 전해줄 수도 있겠지만 그쪽 총영사관은 이번 카트리나 피해 대처와 관련해 이미 동포들의 신임을 잃은 상태다.
그보다는 피해 한인들은 물론 모든 이재민에게 구호의 손길이 효율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적십자와 같이 경험있고 공신력있는 기관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적십자사는 지금 시카고지역에도 피해자들을 위한 셀터를 맨 먼저 세우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시카고에 거주하는 오준호씨(41, 자영업)은“물론 그 지역에 살고 있는 한인들과 직접적으로 연락이 닿아서 성금이나 물품을 전해준다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그쪽 상황도 혼란스러운데 그 지역 한인사회내 대표성을 지닌 단체를 선정해 전달하는 방향으로 전개된다면 오히려 더 복잡해 질 것 같다”며 “그것보다는 봉사와 구호 활동에 경험 있는 기관에 맡기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나타냈다.
박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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