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효율성, 한인 위상재고, 동포화합 차원
▶ 한인회를 통한 적십자사 전달
카트리나 이재민돕기 캠페인이 각계각층에서 펼쳐지는 가운데 시카고지역 한인 사회에 성금 전달 방식을 두고 많은 말들이 오가고 있다.
언론사별로, 교단별로 또는 개인별로 성금을 전달하는 등 다양한 방법이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이재민 돕기를 위한 효율성과 시카고 한인 커뮤니티의 위상재고, 동포화합의 차원에서 한인회로 창구 단일화를 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카트리나 이재민 성금 전달 방식에 있어 뉴올리언스 이재민 돕기 효율성을 위해 개인과 단체가 현지 동포사회에 직접 전달하는 것보다 적십자사와 같은 거대 구호 단체에 전달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1864년 창설된 이래 세계 각처에 구호 기관을 두고 일하고 있는 적십자사는 자원봉사 구호단체로서 오랫동안 구호 활동을 펼친 노하우가 있다. 단편적인 예로 시카고에 설치된 7개의 이재민 돕기 쉼터에 적십자사는 가장 빨리 자리를 잡고 데이터 베이스를 마련해 수마로 뿔뿔이 흩어진 가족을 연결하고 생필품을 지급하는 일을 맡는 등 발 빠른 구재 작업을 보여줌으로서 공신력을 얻고 있다. 또한 적십자사와 각 기업의 펀드 매칭 프로그램(Fund Matching Program)은 모금된 성금에 비례해 각 기업이 성금을 내게 돼 걷힌 성금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 된다. 적십자사 시카고지역 에드 스캇 코디네이터는 “(적십자사는) 조직화되고 수많은 경험을 통해 재난 구제에 있어 능률적이고 효율적으로 움직이고 있어 작은 성금도 신속, 정확하게 허비하지 않고 전달할 수 있다”고 자부했다.
또한 한인 커뮤니티의 위상재고를 위해서라도 창구를 단일화하고 결집된 성금을 공신력있는 기관에 전달함으로서 한인 커뮤니티의 참여를 주류 사회에 보여줘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지난주 주민 공청회에서 데일리 시카고 시장은 “쓰나미 재해 때 미국은 온정의 손길을 그치지 않았다. 이제 미국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미국 시카고에 사는 각 민족 커뮤니티가 어떤 관심을 보이고 도움을 주는지 지켜보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듯이, 카트리나 재해를 통해 미국내 소수계 커뮤니티의 참여도와 기여도를 평가받는 시험장이 될 수 있다는 견해다. 따라서 한인 커뮤니티의 대표 기관인 한인회가 전체 성금을 적십자사에 전달하고 주류 언론사를 통해 한인 커뮤니티의 참여를 홍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카고 교회협의회장 김용준 목사는 “우리의 성금을 한인 이재민만 돕는데 쓰겠다는 것은 극히 편협하고 위험한 발상”이라며 “거시적인 안목으로 주류 사회에 동참하며, 인종을 떠나 이재민을 돕겠다는 넓은 마음을 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시카고 동포 화합 차원의 문제를 위해서라도 창구 단일화는 중요하다는 말들이 오가고 있다. 성금 모금을 두고 시카고 한인 사회가 다시 한번 분열되는 것이 아니냐고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창구 단일화 문제를 두고 시카고 한인 커뮤니티 대표 기관인 한인회로 단일화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하지만 현재 법정시비까지 불거진 한인회 회장 선거를 떠올리며 머뭇거린다는 것. 그러나 법정소송에서 판결이 나기 전까지는 한인회장 자리가 공석이 아니며 정상 업무를 하고 있어 공신력을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한인 커뮤니티가 겪은 상처를 아물게 하기 위해서라도 한인회로 창구 단일화를 하자는 것.
한편, 시카고 평통 황정융 회장은 “한인회가 업무를 하고 있으니 한인회로 창구 단일화하는 것은 당연하다. 몇 명되지도 않는 동포사회에서 나뉠 필요가 무엇이냐”며 “대화를 통해 화합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성금 전달이 적십자사로 전달되는 것이 당연하지만 뉴올리언스 거주 한인을 위해서라도 시카고 한인회가 이재민 돕기에 적극 나서 뉴올리언스 한인회와 접촉을 시도하고 그들을 돕는 방법을 모색하는 등 더욱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는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윤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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