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포화상태, 시카고등 타지역서 돌파구
▶ 시장 나눠먹기 경쟁 치열 전망
미주 최대 규모의 한인은행인 한미은행의 9월중 시카고지역 대출사무소(LPO)개설이 확정됨에 따라 중앙, 나라은행과 더불어 LA 3대 은행이 모두 시카고에 진출하게 됐다.
이처럼 LA의 대형 은행들이 시카고에 속속 진출하는 이유는 일단 LA 지역에서의 한인은행들간의 경쟁이 최고조에 달하고 인근 지역에 개설된 지점들도 포화 상태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거대 한인은행들이 다른 주에 있는 한인사회에서 지점망을 확충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한미은행의 경우 시카고와 버지니아에 LPO개설이 확정됐고 1년내 뉴욕, 뉴저지, 애틀란타 등 한인밀집지역에 LPO 개설을 계획하는 등 동부와 중서부 지역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윌셔 스테이트은행은 이미 8곳에 LPO를 개설한데 이어 올해안으로 뉴욕에 지점을 개설할 예정이며 지난해 시카고에 지점을 오픈한 중앙은행도 타지역에 현재 9곳의 LPO를 개설해 영업중이다. 이들 LA대형은행들은 LPO를 오픈해 현지 시장을 파악한 후 가능성이 점쳐지면 지점을 개설하는 수순을 밟고 있어 이미 현지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기존 한인은행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그러나 LA, 뉴욕에 이어 3번째 규모를 자랑하는 시카고 한인 커뮤니티가 타주의 한인은행들까지 뛰어들만한 자금이 돌고 있는가는 아직 미지수이다. 한미, 중앙, 나라은행에 이어 LA에 본사를 두고 있는 4번째 대형 은행인 윌셔 스테이트 은행의 민수봉 행장은 5년전에 상업은행 시카고 지점장으로서 재직했던 경험에 의하면 한인 자본 규모에 비해서 많은 은행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곳이 시카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상업은행 시카고 지점은 그 당시 수익률이 기대에 못 미쳐 문을 닫았었다. 민 행장은 윌셔은행도 담당부서에서 시카고 지점이나 대출사무소 개설 계획을 올리면 말릴 생각은 없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은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시카고에 기반을 두고 있는 유일한 한인소유 은행인 포스터 은행의 김병탁 행장도 시카고는 LA, 뉴욕 등 타지역에 비해 유동인구가 적고 경제의 활력이 떨어지는 편이기 때문에 금융시장이 그렇게 크지는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LA 한인은행들이 주목하고 있는 점은 시카고 금융시장이 갖고 있는 잠재력으로 파악된다. 앞으로 시카고에도 한국이나 LA, 뉴욕으로부터 활발하게 자본이 들어올 경우 치열한 경쟁을 통해서도 남는 것은 있을 수 있다는 말이다. 아직까지는 시카고 한인사회로 유입되는 투자자금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지는 않지만 종종 투자 문의는 이어지고 있는 점으로 볼 때, LA 은행들의 활발한 진출과 시카고 한인사회의 지명도가 높아질수록 거의 한계에 부딪힌 한국과 LA의 부동산 시장에서 갈 곳을 찾지 못하는 자금이 상대적으로 매력이 높은 시카고로 몰릴 가능성은 충분히 있는 셈이다. 시카고 지역에서 한인 은행들간의 경쟁이 어떻게 전개되며 한인사회와 함께 성장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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