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기업을 이끌어 가는 경영진의 임무가 ‘기업가치의 극대화’라고 한다.
기업의 재산을 굳이 분배하자면, 은행 등과 같은 채권자가 우선권이 있고 그 다음에 주주에게 돌아가는데, 채권자는 미리 한 약속에 따라 대출 원금과 이자를 받아갈 뿐이므로 기업가치가 높아진다고 해서 그들의 몫이 늘어나지는 않는다.
극대화된 기업가치의 실질적 수혜자는 주주이며, 따라서 기업가치의 극대화는 결국 ‘주주 가치의 극대화’가 되는 것이다.
한 기업의 주주 가치는 총 발행주식의 시가총액 (Market Capitalization, 흔히들 줄여서 Market Cap이라고 한다)으로 측정할 수 있는데, 이는 발행 주식수에 그날의 주가를 곱한 것으로 그 기업을 시장에서 통째로 살 때 지불해야 하는 금액이다. 그리고 어떤 기업의 시가 총액은 앞날에 대한 기대나 그 기업의 성장성 등과 같은, 장부에 나타나지 않은 여러가지 요인들이 반영되어, 장부상의 주주 가치인 총자본금 (Total Shareholders’ Equity) 보다 적게는 몇 배에서 많게는 몇 십배까지 높게 나타난다.
요즈음 잘 나가고 있는 구글의 경우 장부가치는 40억 달러인데 그 시가총액은 장부가치의 20배인 800억 달러 정도에서 형성되고 있다. 역시 인터넷 기업의 총아답게 그 성장성이 투자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업가치는 간단히 말하자면, 그 기업이 미래에 만들어 낼 수 있는 순현금흐름(Net Cash Flow)의 현재가치일텐데, 그 현금흐름의 원천은 기업이 소유한 유형 또는 무형의 자산이다. 그 중에는 장부에 표시된 것도 있고 표시되지 않은 것도 있겠지만, 어떤 기업의 가치는 그 기업이 현재 가지고 있는, 또는 앞으로 가지게 될 인적, 물적 자산의 현금창출 능력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번성하는 업종에 속한 기업은, 어떤 업종이나 높든 낮든 진입 장벽이 있으므로 그 업종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자산을 가진 것이 되며, 성능 좋은 기계 설비는 내일의 수익을 만들어 낼 준비가 되어 있다. 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라고, 아무리 좋은 기계라도 솜씨 좋은 주인을 만나야 그 진가를 발휘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필자는 업무상 해외에서 물건을 수입하여 국내에 공급하는 수입 도매업자들을 많이 만나는데, 이들 기업의 대차대조표를 보면, 대개의 경우 재고자산이나 외상 매출금이 자산의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다. 이들 자산은 그 속성상 단기간, 통상 일회의 영업 사이클 (Operation Cycle)내에 소멸하는 것이어서, 그 자체가 기업가치의 원천인 지속적 현금흐름을 만들어내지는 못한다.
결국 도매기업의 경우에는, 장부상으로 나타나지는 않지만, 그간에 구축한 공급자로부터 고객에 이르는 광범위하고도 효과적인 영업 네트웍이 현금흐름 창출의 원천이며 기업가치의 핵심이라 볼 수 있는 것이다.
비지니스의 초기 단계에서는 이러한 네트웍이 창업주 개인에 의해 형성되고 한 동안은 그렇게 진행되지만, 기업의 성장과 더불어 그것이 개인보다는 기업 조직 자체에 체화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는 기업가치 측면에서도 바람직한 것으로 생각된다.
(213)892-9999
박준태
<퍼스트스탠다드은행 국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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