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리나로 인해 멕시코만 일대의 정유 시설이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이 30일 뉴욕상품거래소에 전해지자 트레이더가 울부짖듯 주문을 내고 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 파장은
천재지변 앞에서 인간은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가.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할퀴고 지나간 지역에는 인간이 쌓아올린 건축물의 잔해만이 여기저기 뒹군다. 이 얼마나 허무한가. 10년 공 들여 쌓은 탑이 모래성처럼 순식간에 무너지는 걸 보는 아픔이란. 카트리나가 휩쓸고 간 미국 경제의 끔찍한 흔적을 정리한다.
석유 및 천연개스 시설 30%이상 파괴… 일부는 가동 중단
재산·인명 피해 따른 보험금 지급 규모 수백억달러 예상
유가 추가상승 이어 엎친데 덮친격 항공사 “어찌 하오리까”
드라이독에서 수리중이던 한 유정 시설이 29일 카트리나에 떠내려가 앨라배마주 모빌 강에 위치한 코치레인-아프리카타운 USA교에 맞닿아 있다.
■피해 규모는 얼마나?
카트리나는 미국뿐 아니라 세계 경제에도 타격을 입혔다. 우선 카트리나는 미국 석유의 32%, 천연개스의 34% 가량을 생산하는 멕시코만 일대의 석유 및 천연개스 시설에 피해를 입혔다. 장단기 국제유가도 상승될 게 확실하다.
미 광물관리국(MMS)에 따르면 29일 멕시코만 일대의 석유 시설은 평소 하루 평균 생산량의 92%인 130만배럴을 생산하지 못했다. 천연개스 생산도 평소의 83%인 830억 큐빅피트가 감산됐다.
미국 최대 석유 수입항인 루이지애나 연안 석유 터미널도 위치해 있다. 루이지애나 연안 석유터미널은 미국 수입 원유의 11%인 하루 100만배럴을 취급한다.
또 세계 최대 유화제품 메이커인 BASF와 다우 케미컬, 옥시덴틀을 비롯해 최소한 10개 거대 유화제품 메이커들도 현지 라인을 가동 중단시켰다.
블룸버그 통신은 현지 업계 관계자들을 인용해 멕시코만 에너지 단지가 허리케인 피해가 지난해 이반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반으로 인한 피해는 연간 기준으로 미국 전체 산유량의 7%인 4,380만배럴과 천연개스의 3.9%인 1,723억 큐빅피트였다.
■보험금 지급액은 얼마나?
카트리나가 몰고 온 재산 및 인명 피해에 따른 보험 산업의 지급액이 사상 최대 규모에 이를 가능성이 크다고 AP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재해 피해 분석업체인 에어 월드와이드는 카트리나가 루이지애나주와 멕시코만 인근 지역을 강타하면서 주택, 자동차, 상점들에 입힌 피해 규모가 120억∼26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분석이 맞다면 카트리나는 1992년 발생해 210억달러의 보험 지급액을 유발했던 앤드류를 능가하면서 미 역사상 가장 값비싼 허리케인으로 기록될 수 있다.
반면 또 다른 분석업체인 에퀴캣은 보험 지급액이 90억∼16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카트리나의 세력이 약화되면서 앞서 300억달러로 전망했던 추정 피해액을 크게 낮춘 것이다. 단 이 추정치는 멕시코만 석유 시설들의 피해액을 포함하지 않고 있다고 에퀴캣은 덧붙였다.
뉴올리언스에서 한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이 무너진 벽돌에 뭉개졌다. 카트리나로 인한 피해로 보험금 지급 규모는 수백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최대 피해는 레저 업계
로이터통신은 29일 항공과 호텔, 카지노 업계가 이번 허리케인으로 가장 큰 경제 손실을 보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반면 정유와 보험, 일부 소매업체 등은 예상과는 달리 영업이 정상화되면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이득을 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S&P의 애널리스트인 짐 코리도어는 “유가 급등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항공업계가 더욱 궁지에 몰릴 것”이라면서 “항공사들이 3분기에 매우 큰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리케인으로 인해 뉴올리언스와 미시시피 연안 지역의 많은 카지노가 이미 문을 닫았다. 그 여파로 당분간 정상 영업도 힘들 것 같다.
반면 석유 업체들은 고유가로 인한 혜택을 보게 될 것이며 유전 보수 업체들도 큰 이윤이 남는 유전 시설 보수 공사를 수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가들은 전망했다. 또한 대형 자연 재해가 발생하면 보험 가입률이 증가해 보험 업계 역시 결코 손해보는 장사는 되지 않을 전망이다.
분석가들은 주택용품을 파는 홈 디포와 같은 업체도 주택보수 용품을 중심으로 허리케인 특수가 예상되지만 월마트와 같은 할인업체는 고유가로 인한 소비심리 하락 가능성으로 고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자동차 업계는 그나마 조용
정상적인 활동에 차질을 공시한 업체는 닛산 한 곳 뿐이다. 그러나 닛산도 미시시피 공장에서 자동차 출하가 하루 연기됐을 뿐 다른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현대차를 비롯한 GM, 머세데스 등이 카트리나가 지나간 루이지애나와 앨라배마에 공장을 가동하고 있지만 정상 가동되고 있다.
현대차 허재학 과장은 “허리케인의 이동 경로 변경으로 공장에는 아무 피해가 없다”며 “인근 지역 부품 공장에 피해 상황을 확인하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비상 근무 체제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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