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나라] 롯데 보일러 ‘하이큐..’·쌍방울 ‘트라이’ 은밀한 그곳 배경으로 시청자 눈길 잡아
‘부부의 침실’이 광고의 흥미로운 배경으로 떠올랐다.
일상의 도처에 존재하지만 ‘접근 불가’의 내밀한 공간처럼 여겨져온 이곳에 정면으로 카메라를 들이댄 광고가 하나 둘 당당하게 고개를 들고 있다. 부부의 침실은 더이상 성역이 아니다.
롯데기공의 보일러브랜드 ‘하이큐 콘덴싱 텐플러스’ CF와 쌍방울의 란제리브랜드 ‘트라이’ CF가 대표적인 경우다. 이들 CF는 침실에서 벌어지는 부부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모든 연령 관람가’ 등급의 TV용 광고로서는 제법 도발적인 접근 방식을 택해 이목을 견인하고 있다. 기혼 남녀를 주인공으로 본격적인 ‘관능의 유혹파’를 던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탤런트 이민영이 모델로 나선 롯데기공 CF는 보일러 광고의 구태 및 관습과 단호하게 결별한 듯한 모양새를 띠고 있다. 赴堧繭捉?흘러내릴 것 같은 홑겹의 드레스 차림으로 이민영이 침대에 누워있고, 그러한 이민영의 옆 얼굴과 그윽한 눈빛을 카메라는 천천히, 밀도 있게 따라잡는다.
게다가 이민영은 속삭이는 목소리로 ‘일곱, 여덟, 아홉’하고 ‘카운트다운’에 들어가며 시청자의 심장 박동수를 높인다. 이 때 남편, 혹은 연인인 듯한 남자가 등장하고, 누워있는 이민영의 몸 위에 엎드려 키스하려는 듯한 동작을 취한다.
이 광고는 친밀한 교감을 극점까지 몰고가는 침실의 연인을 통해 온기와 밀접한 ‘하이큐 콘덴싱 텐플러스’의 특징을 강조하고 있다. ‘내 사랑이 플러스됐다’는 이민영의 코멘트는 딱딱하고 썰렁하게 다가올 수 있는 제품의 기능을 정서적인 포근함과 감미로움으로 치환하고 있다.
보일러 광고 답지 않은 내용 전개, 또 이민영의 관능미를 화면밖으로 찰기있게 뿜어내는 영상미 등이 강렬한 인상을 주는 CF다.
그런가하면 이덕화와 권상우의 한숨어린 벽 치기로 유명한 트라이 광고의 변신도 등을 곧추세운다. 팬티와 런닝셔츠 차림으로 침실에서 잠을 자는 부부의 모습을 잔잔하면서도 촉촉하게 다룬 두 편의 멀티 CF로 ‘트라이 광고 맞아?’라는 놀라움을 던지고 있다.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부인의 나신조차 더이상 자극으로 다가오지 않는다는 부부관계의 속설을 발상의 재료로 삼은 점이 재미있다. 이 광고는 팬티와 런닝셔츠 차림으로 잠자리를 준비하는 부인의 모습을 문틈 사이로 엿보는 남편의 시선을 카메라의 그것과 일치시키는 등 대담하고 야릇한 구성도 서슴치 않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남편이 나를 훔쳐보기 시작했다’는 여자의 내레이션은 드러낸 영상 이상의 풍부한 상상을 부추기며 끈적하고 짜릿한 자극을 자아낸다. 트라이의 매력이 부부의 침실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었다는 스토리로 익숙한 브랜드에 대한 환기를 유도하겠다는 것이 이 CF의 노림수다.
미녀모델의 현란한 몸짓만이 ‘섹스어필’ 전략의 대세인 것처럼 인식돼온 광고계에 금기의 영역을 재치 있고 용감하게 습격한 두 CF는 모처럼 무뎌진 신경을 찌릿찌릿 곤두세우고 있다.
/조재원기자 miin@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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