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소비지출은 소매관련 기업들이 2분기에도 뛰어난 실적을 올릴 수 있게 한 기반이었다.
이익, 장장 10분기 연속 두 자리 성장
매출도 7분기 연속…닷컴 붐 이후 처음
미국 기업들이 엄청나게 벌면서 탄탄대로의 고성장을 질주하고 있다. 미국 경제가 터져 나갈 듯했던 닷컴 붐 시절이 생각날 만큼 잘 나간다. 비즈니스위크지가 미국의 900개 큰 기업을 대상으로 분석한 2분기 실적을 보면 미국 경제는 이보다 좋을 수는 없을 듯하다. 미국 경제의 동력인 이들 대기업들의 이익과 판매는 두자리 수의 고성장을 지칠 줄 모르고 이어가고 있다. 이익은 두자리 수 성장이 벌써 10분기 연속이고, 판매는 7분기 연속의 이례적 호황이다.
주식회사 미국, 브레이크 없는 마니 머신
달러 및 이자율 동향이 앞으로의 관건
고성장이 이처럼 오래 지속됐던 때는 닷컴 붐으로 미국경제가 새로운 산업혁명 운운하며 터져나갈 듯했던 시절이 가장 최근의 일이며 그 전에는 80년대 말 호경기 시절뿐이었다. 개스 값을 비롯 각종 물가상승으로 느끼는 소비자들의 체감경기와는 다르지만 숫자로 나타난 주식회사 미국의 현 상태는 김을 푹푹 뿜으며 돌진하는 기관차 같다.
■강한 성장세
7개월 연속으로 판매가 두자리 숫자의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900 대기업들의 2분기중 이익은 예상을 초과하는 20%나 늘었다. 그리고 성장이 한 부분에 치우친 것이 아니라 산업 전반에 걸친 고른 고성장이었다. 이같은 고성장을 지속적으로 일궈내고 있는 것은 미국의 경제적 호황과 기업들의 지속적인 비용 절감 노력 덕분으로 풀이된다.
900개 대기업들의 2분기 이익 총계는 1,854억달러. 일년전보다 303억달러나 더 많이 벌어들였다. 총수입에 대비한 이익률은 비즈니스위크지가 이 자료를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 1973년 이후 가장 높은 7.9%에 달했다.
가장 많은 이익을 올린 기업은 엑슨 모빌. 유가가 배럴당 60달러를 훌쩍 넘은 데서 금방 알 수 있듯 돈을 트랙터로 긁어 담았다. 이익이 32%나 늘어나 무려 76억달러를 이익으로 남겼다. 2위 시티그룹보다 61%나 더 많이 벌었다. 고전을 면치 못하는 항공사들은 가장 실적이 나쁜 기업들이었다. UAL이 14억덜러를 손실 봐 실적 최악을 기록했다.
이처럼 오래 지속되는 미국 기업들의 성장 모드는 앞으로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억누를 수 없는 성장세는 앞으로 심화될 달러화 강세와 증가하는 노동비용, 그리고 이자율 상승을 어떻게 극복하는가에 달려있을 것이다.
강력한 소비 지출에 힘입어 소매업 관련 기업들이 큰 이익을 볼 수 있었다. 에너지 관련 기업들도 유가 상승으로 큰 실적을 올렸고 다우 캐미컬 등 가격 설정력이 별로 없는 것으로 평가된 기업들도 가격을 인상시킴으로써 두자리 숫자의 이익과 판매를 올렸다.
달러화가 지난 3년간 약세를 면치 못했다는 점은 미국의 다국적 기업들이 큰 이익을 낼 수 있는 배경이었다. 일례로 잔슨&잔슨이 11%의 고성장을 올린 부분중 2% 포인트는 단지 달러화 약세 덕분이었다.
승자와 패자
에너지 및 은행들은 돈을 긁어모았고, 구태 경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항공사는 2분기에도 실적이 가장 나빴다.
실제로 다수의 경제전문가들은 기업들이 두자리 숫자의 판매 및 이익 성장을 계속 달성할 수 있었던 주된 이유는 달러화 약세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달러화는 유로 대비 이미 올해들어 10%나 오르는 등 다시 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수출과 해외서의 이익이 줄고 있다. 모건 스탠리의 수석 경제분석가 리처드 버너는 “달러는 이제 미국기업에 맞바람으로 때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무비도 고성장에 장애 요인이 될 것이다. 많은 기업들이 퇴직자에 대한 은퇴연금을 조만간 지불해야 할 것이다. 일례로 델라 에어라인은 2분기중 3억8,200만 달러의 손실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연금법에 따라 오는 2008년까지 30억달러를 은퇴연금 부족분 보전을 위해 지출해야만 한다.
마지막으로 이자율이 관건이다. 연방준비제도는 지금부터 내년 초까지 또 한차례 이자를 올릴 것이 확실시된다. 이자에 민감한 금융 서비스 부문은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이다. 이미 2분기에 성장률이 12%에서 2%로 크게 하락했는데 하반기에는 더 악화될 것이다.
지금까지와 같은 일류의 실적은 앞으로는 더 이상 나오기가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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