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조정 통해 경기 조절
지난 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연방기금(federal funds)의 목표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는 지난해 6월 이후 10차례 연속 인상된 것으로, 대략 1년 남짓한 기간에 2.5%포인트가 올라 이제는 3.5%가 되었다.
연방기금 금리의 인상은 프라임 금리를 포함한 미국 내 거의 모든 단기금리의 인상을 가져옴으로써 우리의 소비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홈 에퀴티 라인 등과 같은 대출금리의 인상은 허리띠를 졸라매게 하고, 예금 금리가 오르면 현재 소비의 기회 비용이 증대하여 미래 소비를 위한 저축이 늘어나게 된다.
FRB는 미국 통화정책을 집행하는 기구로서, 시중의 통화량 조절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잡고 고용을 진작시켜 건강한 성장을 이끌어내려 한다. 경기가 너무 나가는 듯하면 통화량을 줄여 과열을 막고, 침체기에는 통화량을 늘려 투자와 소비를 촉진함으로써 경기를 활성화시킨다.
일견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우선 특정한 시점에서 경기가 과열인지 침체인지 판단하기가 어렵다. 그리고 그 판단을 제대로 했다 하더라도 정책 집행의 시기가 맞아야 한다. 예컨대 경기가 이제 막 바닥을 치고 상승 국면에 접어들었는데 통화량의 공급을 늘리는 확장적인 정책으로 경기의 과열을 불러 올 수도 있는 것이다. 판단과 집행 시기가 옳았을 경우에도 그 강도가 적정해야 한다. 0.25% 인상으로도 충분한 경우에 0.5% 인상은 경기의 과도한 위축을 가져 올 수도 있다. 요컨대 진단과 처방, 그리고 타이밍이 모두 맞아 떨어져야 하는 것이다.
FRB는 몇 가지 수단--공개시장조작(open market operations), 재할인율(discount rate), 지불준비율(reserve requirements)--을 통해 그 정책을 실행하는데, 그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 공개시장조작이다. 이는 공개시장위원회를 통해 미국 정부가 발행한 증권의 포트폴리오를 조정함으로써 통화량과 이자율의 변동을 도모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연방준비은행이 가지고 있는 재무부 채권(Treasury bonds)을 시중에 팔면 그 채권 가격만큼의 돈이 흡수됨으로써 통화량이 줄어들고, 반대의 경우는 통화량이 늘어나게 된다. 통화량이 줄어들면 이자율이 오르게 되어 경기가 수그러들고, 통화량이 늘어나면 이자율이 내려 경기를 부추기게 된다.
연방기금은 그 이름에서 연방 정부의 돈일 것 같은 오해를 일으키지만, 사실은 시중 은행들이 지불준비 목적으로 연방준비은행에 예치해 놓은 돈이다. 은행들 중에는 그 예치금이 남는 은행도 있고 모자라는 은행도 있을 텐데, 은행들이 서로 간에 그 돈을 빌릴 때 적용되는 금리를 연방기금 금리(federal funds rate)라 부른다. 한국의 콜 금리와 같은 것이다.
결국 연방기금 금리는 그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되는 것인데, FRB가 그 목표 금리를 인상했다는 것은 시중의 통화량을 줄이는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통해 경기의 과열이나 인플레이션을 막겠다는 의사 표시인 것이다.
(213)892-9999
박준태
<퍼스트스탠다드은행 국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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