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목) 자정 무렵 발생한 더블린 한인 2명 경찰총격 사망사건은 커뮤니티의 이익이 걸린 중대사건이 발생했을 때 이에 대처하는 시스템이 한인사회에 부족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구심점 없는 사건수습: 샌프란시스코지역 한인회의 김홍익 회장과 김신호·신정은 부회장 등 임원 4명은 16일 오후 5시 경찰총격에 오빠와 남편을 잃은 김지영씨를 면담하기 위해 캐스트로밸리의 홀리데이인 호텔에 도착했으나 김씨 면담에 실패했다. 김씨가 선임한 미국인 변호사가 김씨에게 일체 어떤 사람도 만나지 말라고 엄중 지시했기 때문이라고 김씨의 친구가 전했다.
사건 발생 닷새만에야 뒤늦게 한인회가 피해자 가족면담과 한인커뮤니티 차원의 대책마련에 나섰다는 기자들의 지적에 김홍익 회장은 월요일 아침 신문을 보고서야 사건을 알게됐다면서 한인회가 동포들의 대표기관인데 정상적으로 연락을 하지 않은 것은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12일 아침 더블린 경찰국은 사망한 이광태씨가 한국국적의 관광객이고 김광구씨는 영주권자라는 점을 파악, 영사관에 사건발생을 알렸다. 그후 12일부터 14일까지 정상기 총영사가 매일 유가족을 만나는 등 사건수습에 나섰지만 한인회에는 전혀 연락이 가지 않았다. 평소 영사관과 한인회의 밀접한 협조체제를 언급해온 영사관의 태도에 비춰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한인회 관계자들은 고개를 흔들었다.
◆여론 조성을 위한 홍보 미흡: 이번 사건은 13일부터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을 비롯 주류사회의 신문과 TV, 라디오 등이 매우 비중있게 다루었다. 그러나 피해자측의 변호사 선임이 16일에야 이뤄져 피해자측의 의견개진은 거의 이뤄지지 못했다.
따라서 미국언론들은 경찰의 정당방어를 주장하는 더블린 경찰국의 발표만을 거듭 보도, 유탄에 맞아 김광구씨가 숨지는 등 경찰의 과잉대응적 측면은 소홀히 다뤄졌다. 또 크로니클과 ABC-TV(채널 7) 등이 피해자 가족에 대한 인터뷰를 시도했어도 가족이 이를 회피, 과잉대응적 측면을 보도하려는 주류언론의 성의에 찬물을 끼얹었다.
ABC-TV의 그렉 디레고 뉴스에디터는 17일 본보에 전화를 걸어와 한인사회의 대응방안과 향후 대책 등을 물어왔고 여론의 관심이 식기 전에 커뮤니티 차원의 행동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법률구호체계의 뒤늦은 가동: 제24대 한인회는 선거공약에서 약속한대로 한인들의 억울한 사정 해결을 위한 법률구호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러나 영사관은 한인회에 연락도 하지 않았고 피해자 가족들도 한인회의 도움요청을 지연시켜 모처럼 구성된 시스템이 초기에 가동되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다행히 17일 유족 김지영씨가 한인회 임원과 면담을 갖고 커뮤니티 차원의 도움을 공식 요청, 뒤늦게나마 한인회가 공식대응에 나설 수 있게 되었다.
<한범종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