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시아에서 LA한인타운까지 출퇴근하는 직장인 김모(40)씨는 요즘 개스 넣기가 겁난다. 중형 SUV를 운전하는 김씨는 최근 개스값이 치솟으면서 한번 주유에 60달러 가까이 나오는 경우가 부쩍 많아졌기 때문. “일주일에 두 번 이상 개스를 넣어야 하는데 개스값이 너무 올라 차 월 페이먼트보다 더 많이 들어간다”며 “언제까지 얼마나 더 오르게 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항공·트러킹·배송업계에 충격파
한인들도 늘어나는 개스비에 한숨
LA·OC 레귤러 2.80달러 넘어
■현 황
개솔린값이 무섭게 치솟고 있다. 최근 1∼2주 사이에 갤런당 10센트 이상 올라가면서 지역에 따라 갤런당 3달러 이상의 가격표가 붙어 있는 주유소도 많아졌다. 개스값 3달러시대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남가주자동차협회(AAA) 조사에 따르면 8월 둘째주 현재 LA와 오렌지카운티 지역 개솔린 평균 가격은 언레디드 레귤러가 2달러70센트에 육박했고 샌디에고와 샌타바바라 등은 2달러76센트까지 올라가 1주일 사이에 10센트 가까이 뛰었다.
현재 개스값 평균은 1년전에 비해서는 60센트가 인상된 것이다.
■배 경
이같은 개스값 급등의 배경에는 몇 가지 요인들이 겹쳐 놓여있다. 일단 수급 불균형이 가장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름 휴가시즌을 맞아 운전자들의 개솔린 수요가 급등했고 최근 가주내 일부 정유공장이 화재 등으로 가동이 중단되면서 공급도 차질을 빚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고조되고 있는 테러 위협과 이란 핵문제 등으로 중동 상황에 대한 불안 심리가 확산되면서 국제 원유시장에서 원유가도 급등, 개스값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제 원유가는 1년 사이에 50% 가량 올라 이번주 한때 배럴당 67달러를 돌파,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조만간 70달러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영 향
원유가와 개솔린값 앙등은 그 자체 뿐 아니라 다른 상품 및 서비스 가격 인상 도미노로 이어지면서 기업과 가계 부담을 크게 늘리고 있다.
국내 항공사들은 치솟는 연료비 부담에 따라 잇달아 국내선 항공료를 인상하고 있다.
유나이티드와 델타, 컨티넨털, US에어웨이스 등 항공사들은 이번주 들어 국내선 왕복 항공료를 10∼20달러씩 올려 항공료가 20년만에 최고 수준이 됐다.
유가 인상은 피자업체들에까지도 영향을 미쳐 도미노스와 파파존스 등은 대부분 지역에서 1달러씩의 연료 부가 요금을 소비자들에게 부과하고 있다. 이밖에 이미 연료 부가 요금을 책정하고 있는 페덱스와 UPS 등 배송업계도 유가 인상에 따라 매달 이를 조정하고 있다.
■전 망
계절적 요인과 국내외 정세가 맞물려 유가 인상 행진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대로 가면 개스값 갤런당 3달러가 일반화되는 시점이 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9월에 접어들면서 수요가 줄어드는 시즌이 되면 개스값이 다시 하향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남가주자동차협회 관계자는 “개스값이 노동절 연휴 때까지는 계속 오를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수요가 피크를 지나는 노동절 이후에는 개스값이 다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종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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