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케빈 김이 머세데스-벤츠컵 2회전에서 애거시의 스트록을 백핸드로 받아치고 있다. <이승관 기자>
머세데스-벤츠컵 2회전
6-2, 7-5…경기운영과 노련미에서 밀려
못내 아쉬운 한판 승부였다.머세데스-벤츠컵 2회전에서 테니스 수퍼스타 안드레 애거시(35)와 격돌한 LA의 한국인 선수 케빈 김(27)은 2세트에서 한때 타이 스코어를 기록하며 팽팽한 접전을 벌이기도 했지만 결국 2-0(6-2, 7-5)으로 완패해 아쉬움을 남겼다.
28일 UCLA 테니스 센터에서 1,000여명의 관중이 운집한 가운데 열린 경기에서 케빈 김은 1세트는 6-2로 쉽게 내줬지만 2세트에서 거의 대등한 내용의 경기를 벌이면서 세트 스코어 5-5까지 쫓아가 애거시의 가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케빈 김은 이날 첫 세트를 애거시에 일방적으로 밀린 끝에 쉽게 내줬다. 현재 세계 랭킹 18위로 밀려나 있긴 하지만 역시 애거시는 애거시였다.
애거시는 첫 세트에서 강력한 서브와 코너를 예리하게 맞히는 포핸드 스트록으로 케빈 김을 쉽게 요리했다. 애거시에 맞선 케빈 김은 6번째 게임에서 3차례나 계속되는 듀스 찬스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4-2까지 추격했다. 케빈 김은 에이스와 강한 백핸드 스트록으로 여러번 파인 플레이를 선보여 관중들로부터 환호를 받기도 했지만 에이스를 너무 많이 허용했으며 애거시의 노련한 경기운영에 말려들어 페이스를 제대로 찾지 못했다.
그러나 두 번째 세트들어 케빈 김은 애거시와 대등한 내용의 경기를 펼쳤다. 애거시가 한 게임을 먼저 이기면 케빈 김이 한 게임을 계속 추격하는 식의 치열한 접전. 첫 번째 게임을 내준 케빈 김은 이후 애거시에 1-1, 2-2, 3-3, 4-4, 5-5로 계속 쫓아가며 한때 역전의 기회도 있었지만 뒷심 부족으로 대어를 낚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케빈 김은 두 번째 세트에서도 긴 스트록 플레이를 연속해서 펼치다 갑자기 스피드를 줄여 네트를 살짝 넘기는 애거시의 노련한 플레이에 말려들어 고비마다 점수를 내주며 몇 차례 역전의 찬스를 놓쳤다. 케빈 김은 애거시의 빠른 공을 전광석화처럼 받아쳐 코너에 예리하게 꽂는 순발력이 돋보였으며 날카로운 에이스로 애거시를 꼼짝못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날 케빈 김의 패인은 백핸드 스트록에 비해 포핸드 스트록의 결정력이 약했고 경기 운영면에서 애거시의 노련함에 말려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경기후 인터뷰에서 케빈 김은 “가족이 지켜보는 앞에서 전 세계적인 선수와 대등한 내용의 경기를 펼친 것은 테니스 커리어에서 굉장히 유익한 경험이었다”고 밝히고 “첫 세트만 빼고는 경기내용에 대체적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케빈 김은 또한 “애거시는 역시 노장 선수답게 내가 범한 실수를 모두 스코어로 연결하는 노련함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애거시는 “케빈 김이 계속 성장하는 선수”라고 평가하고 “케빈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 몇 차례나 위험한 동작으로 허점을 보이지 않았다면 경기를 더 쉽게 풀어나갔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관중 레니 존스는 “케빈이 원 핸더인 점이 마음에 든다”며 “애거시와의 경기에서 보여준 수 차례의 파인 플레이가 인상깊었다”고 말했다.
한편 애거시는 29일 8강전에서 타일랜드의 파라돈 슈리차폰과 맞붙는다.
경기가 끝난 후 케빈 김과 애거시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이승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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