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한인 부모들의 자녀 사랑과 교육열은 어느 민족보다 애틋한 것 같다. 가족이민의 사유로 항상 유행처럼 해왔던 말 중 하나가 “자녀 교육문제 때문에 미국 간다”였다.
이민 1세대들의 아메리칸 드림은 자신들의 안락한 생활보다 2세들의 미래와 행복에 큰 비중을 두는 듯 싶다.
그래서 인지 요즘 전문인들이 운영하는 SAT 학원 또는 과외공부와 예능수업에 관심을 갖는 부모들이 많다. 예전엔 유대인들과 백인 부유층 사이에서 볼 수 있었던 수준 높은 과외교육이 한인사회에서 그들보다 더 좋은 프로그램으로 최고의 학력을 자랑하는 선생님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음은 놀랄 일이다.
하지만 심해져 가는 경쟁률로 불안해진 한인 부모들이 공립고등학교 영어 선생에게 승용차를 선물하고, 음대교수의 개인 레슨비를 400% 올려놓는 등 한국식 치맛바람이 미국으로 수입되어 불미스럽다.
방학을 맞아서 아이들은 어느 때보다 분주하다. 지나친 과외 활동과 부모의 높은 기대에 아이들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아이들이 즐겨하는 게임에는 전쟁놀이나 파격적인 것들이 주를 이루고 중독성이 심한 것을 볼 수 있다.
좋은 정서를 심어주기를 원하지만 이민사회는 시간이 없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게임과 TV만이 아이들의 무거운 머리 속을 초고속 스피드로 비워주어 텅 빈 마음의 공허함을 잠시나마 잊게 한다.
자녀들에게 최고의 것을 주고 또 가르치고 싶은 것은 모든 부모의 바람일 것이다.
하지만 한인 학부모는 모두 너무 바쁘다. 그래서 부모의 사랑이 최고의 교육이 될 수 있으며 아이들의 미래에 근본적인 힘이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너무 바빠서 잊고 있는 이 시점에 여름방학 최고의 가정교사를 소개하고 싶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다.
한인타운에는 역사에 빛을 남긴 위대한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의외로 많다.
한국 최초의 여성 영화감독, 대한민국 최초의 국민가수, 성우, 목사, 화가, 과학자, 정치가, 의학박사, 요리사, 사업가, 독립군 자녀 등 70세를 넘긴 많은 유명 인사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젊음을 유지하며 노인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한국어는 물론 초등학생부터 대학생에게까지 인기가 있는 일본어를 가르쳐줄 수 있고, 역사의 산증인으로 전쟁과 평화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다.
일제시대 때 고등교육을 받아서 일본인들의 단점과 장점을 잘 파악하고 있고, 6.25 동란을 통해서 민주주의와 공산주의 또 미국인들의 문명을 일찍 깨우친 정치사회학을 그분들께 들어볼 수 있다.
어느 미국의 역사학 교수가 이 모든 것을 실제 경험담을 토대로 가르칠 수 있을까. 그 외에도 뜨개질, 요리, 분재, 동양화, 붓글씨 등 많은 것을 전수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학생들이 오로지 봉사점수를 받기 위한 목적으로 노인아파트를 방문했다가 오히려 많은 것을 깨닫고 풍성한 인격체로 바뀌어 가는 모습은 아름답다.
인생 최고 학력을 자랑하는 할아버지 할머니들과 함께 하는 방학이야말로 아이들에게는 잊지 못할 교훈과 지표를 받을 수 있는 기회이다.
어느 명문대학이 이러한 교육과정을 2005년 여름방학 학기에 선보일 수 있을까.
토마스 오 소셜 워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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