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론
▶ 박원순/한국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변호사
지난 2003년 현재 외교부의 공식 통계숫자만으로도 해외동포의 숫자는 565만에 이른다. 그러나 어느 지역에서도 등록되지 않거나 보고되지 않은 동포들의 숫자가 적지 않고 아예 거주하고 있는 나라에 귀화한 경우도 적지 않으니 실제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해외동포의 숫자는 700만이 훨씬 넘으리라는 분석도 있다.
그러고 보면 남북한 동포의 숫자를 합해도 거의 10명 중의 한명은 해외에 살고 있다는 셈이다. 그 숫자는 이탈리아, 중국, 우크라이나, 인도, 이스라엘, 레바논 다음으로 많은 한국 사람들이 해외에 살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한다.
해외 이주라는 것이 본국의 압박과 고난을 피하기 위해 이루어진 것이 대부분이지만 해외 한국인 이주의 역사만큼 시련과 고난의 역사를 가진 경우도 별로 없을듯하다. 일제의 압제와 가난을 면하기 위해 이루어진 간도 이주의 역사, 강제징용으로 시작된 일본 이주의 역사, 스탈린 체제 하에서 사할린에서 저 머나먼 중앙아시아로의 강제이주의 역사, 가는 곳이 그 어디인지도 모르고 인력수입업체에 의해 태평양을 건넌 하와이 사탕수수 이민의 역사가 바로 그런 시련과 눈물의 상징들이다.
아직 그런 시련과 눈물이 계속되고 있는 곳도 있지만 미주동포와 재일동포들의 경우에는 상황이 많이 개선된 것도 사실이다. 돈을 많이 벌은 부자도 적지 않고 생활의 안정을 찾은 동포들도 많다. 과거 100년 이주민의 역사를 뒤로하고 이제 번영과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땀흘려 일하고 고난을 이겨낸 당연한 결과이다.
그러나 아직도 과제는 산적해 있다. 동포사회는 대륙별로는 말할 것도 없고 한 지역 안에서도 갈갈이 찢겨져 있다. 다른 민족들에 비하면 복지. 교육. 사업 등 많은 분야에서 뒤떨어져 있다. 동포사회의 리더쉽이 양성되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렇게 계속 가면 2세, 3세에 이르러 언어, 문화, 풍습은 물론이고 과연 한국민족의 아이덴티티가 얼마나 유지될 수 있을지, 각 지역사회에서의 한국민족의 공헌이 얼마나 이루어질 수 있을지 되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
이 모든 산적한 문제를 하루아침에 해결할 비결은 없다. 그러나 좋은 재단을 만들고 많은 모금을 하여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과 그 단체들에게 재정적 지원을 해 나간다면 큰 성과가 있을 것임에 틀림이 없다.
미국사회에서 지역재단(커뮤니티 파운데이션)이 크게 유행하고 있고 유태인, 중국인, 인도인들의 지역재단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사실 수백만, 아니 수억, 수천만달러의 영구기금(인다우먼트)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민족의 지역사회 활동을 벌이고 있는 각 지역 유태인재단들을 보면 부럽기 짝이 없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북가주 아름다운재단에서는 최근 미주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인재단들이나 모금단체들을 분석해 보게 되었다. 미주지역 한인단체 중 공익을 목적으로 하고,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며 공공으로부터 지원을 받는 비영리조직이며 501(c) (3) 소득공제 지위를 가지고 있는 단체를 조사해본 결과 생각보다 많은 190여개 단체들이 모금사업에 종사하고 다양한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전체 모금액수와 배분액수는 열악하였고 상근자수도 따라서 적었다.
자산이 1백만 달러 이상인 단체는 8개, 연간사업비 10만달러 이상은 7개 단체에 불과하였다. 웹사이트를 가진 단체도 35개, 10명 이상의 직원을 가진 단체도 3개뿐이었다. 이것은 아직 미주한인사회에서 모금과 배분사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오는 14일 미주한인사회에서 나눔과 기부의 문화를 만들어내고자 북가주 아름다운재단이 출범한다. 미주한인사회에 기부문화가 들꽃같이 피어나고 그로 인해 우리 동포사회의 복지와 통합이 더욱 다져지고 미래의 희망이 강물처럼 출렁일 것을 소망해 본다.
박원순/한국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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