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진<주부>
누군가 꼬집어 주면 이 꿈 속에서 깨어 나올 수 있을까?
아까부터 아줌마! 이젠 정신 좀 차리지. 라고 말하는 남편의 빈정거리는 농담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 다시 처음부터 영화 아닌 영화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 뿐만이 아니라, 오페라의 유령 오리지날 레코딩을 온 집안 가득히 빵빵하게 가득 채워 놓고 듣다 보면 아이의 목소리마저 저 먼 곳으로 사라진다. 여 주인공 크리스틴이 거울 뒤에서 반쪽 얼굴을 하얀 가면에 가린 채 나타난 팬텀을 따라 마치 마법에 홀린 듯 미로같이 얽힌 지하 세계로 사라지 듯, 음악 속으로 한 없이 빠져들면서..
잘 만들어진 예술 작품일수록 그 감동은 일회성이 아니다. 오히려 반복될수록 이해의 깊이가 깊어지고, 그 감동도 더 진해짐을 느낄 수 있다. 6년 전 운이 좋게 내셔널 투어를 하고 있던 이 뮤지컬을 뉴욕이 아닌 곳에서 볼 수 있었는데 실제로 음악이 기대만큼 좋게 느껴지질 않았다. 나름대로 음악은 레 미제라블이 더 좋고, 오페라의 유령은 무대 장치가 더 좋다고 평가를 내리기도 했지만, 사라 브라이트만과 마이클 크로포드의 오리지날 레코딩을 들을 때는 전혀 다른 느낌을 갖게 하였다. 눈 앞에서 떨어지는 14인치의 샹들리에의 스펙타클함과 배우들의 연기, 안무, 판타지로 가득 차 있는 희곡, 그리고 음악, 이 모든 것이 한번의 관람으로 소화해 낼 수 있는 양이 아니기 때문이었을까?.
이 뮤지컬을 만든 앤드루 로이드 웨버는 오래 전부터 이 작품을 영화화하는 것을 꿈꾸어 왔다. 영화는 마침내 작년에 조엘 슈마허 감독에 의해 만들어져 개봉되었는데 뮤지컬에서 불가능한, 과거로의 회상 장면들이 추가되었고 배우들은 여 주인공인 에미 로섬만 제외하고는 모두 오페라 출연 경험을 가지고 있을 만큼 캐스팅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 덕분에 이젠 DVD로 안방에서 브로드웨이 4대 뮤지컬 중 하나를 감상 할 수 있게 되었다.
1870년 파리의 오페라 극장을 점령한 팬텀, 아름다운 목소리의 발레리나 크리스틴, 그녀를 사랑하는 젊은 귀족 라울 등에 의해 펼쳐지는 사랑, 질투, 복수의 노래가 이번 달에 브로드웨이 팀들에 의해 한국의 예술의 전당에서도 상연될 예정이라던데, 고국에서 수 많은 사람들이 이 오페라의 유령과 함께, 환타지에 빠져 헤멜 생각을 하면 내 가슴이 설레어져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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