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한(恨)’이 무엇인지 알겠다”
“이제는 모두들 그를 믿기 시작했다. 최희섭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
-브래들리
‘이제야 ‘한(恨)’이 무엇인지 알겠다.’
최근 방망이가 뜨겁게 달아오른 최희섭(26·LA 다저스)이 LA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 말이다. LA타임스는 16일자 스포츠섹션에서 프론트 페이지 등 2면에 걸쳐, 한민족 고유의 정서인 ‘한’까지 거론하며 최희섭에 대해 대서특필했다. ‘한의 경로(The Path of Han)’라는 제목의 기사는 자신은 물론 한국이라는 국가 전체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압박감에 짓눌리는 가운데 선수로서 새로운 눈을 떠가는 최희섭의 변화를 묘사하며 특히 그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인 폴 디포데스타 다저스 단장과 왼손투수가 나올 때마다 그를 벤치에 앉혀두는 짐 트레이시 다저스 감독과의 관계도 언급해 최희섭과 팀내 역학구도와 관련, 최희섭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다음은 요약한 기사의 주요내용.
1루수 최희섭은 최근 안타를 풍성하게 수확해내고 있다. 어쩌면 큰 비판을 받았던 지난해 여름 트레이드로 그를 데려올 때 다저스가 기대했던 공격파워로 성장할 조짐도 보이고 있다. 하지만 4, 5월에 뜨겁게 잘하던 선수들이 긴 여름으로 들어가면서 시들어버리는 예는 얼마든지 있다. 아직도 시즌은 80%가 남아있고 최희섭의 퍼포먼스에 얼마나 많은 것이 달려있는지는 두말할 필요가 없으며 최희섭 자신도 그것을 잘 알고 있다.
잘 해야한다는 이 압박감은 최희섭에게 생애 처음으로 ‘한’이라는 한민족 고유의 정서가 무엇인지 깨닫게 했다. 최희섭은 지난해 다저스에 온 뒤 첫 한달동안 느꼈던 좌절감과 무력감을 통해 그 동안 재미있게만 여겨졌던 야구가 이제는 일(work)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고 그로 인해 ‘한’의 의미도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지금 다저스팬들은 그가 필드에 나설 때마다 그의 이름을 연호하지만 최근 마지막 17게임에서 타율 0.435, 5홈런, 14타점의 맹위를 떨치며 시즌 타율을 0.312, OPS(출루율+장타율)를 팀내 최고인 0.977로 끌어올렸음에도 불구, 아직도 그의 후원자보다는 그를 못미더워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최희섭에게 다행인 것은 가장 든든한 후원자를 갖고 있다는 사실. 다저스 단장 디포데스타는 최희섭을 볼 때마다 오클랜드 A’s 1루수 스캇 하테버그를 본다. A’s 1루수로 4년차인 하테버그는 지난 3년간 14홈런과 68타점, 0.272를 기록하며 매년 삼진보다는 포볼이 많은 기록을 남겼는데 1루수 평균보다 훨씬 적은 돈을 받으며 괜찮은 성적을 올리는 그와 비슷한 성적을 최희섭이 올려준다면 디포데스타는 행복할 것이다. 최희섭의 연봉(35만1,000달러)은 리그 1루수 평균 790만달러의 5% 수준. 최희섭이 1루수 리그 평균치에 육박하는 성적을 올려준다면 디포데스타 단장의 철학이 맞아떨어지는 것이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자기가 투자한 선수가 기대만큼 성장하지 않는데도 불구, 감싸기만 하는 단장의 고집을 드러내는 대표사례가 될 지 모른다. 그동안 디포데스타는 전임자로부터 물려받은 선수들과 결별하는데는 매우 빨랐기 때문. 하지만 최희섭의 성장은 동료선수들로부터도 점차 신뢰를 얻어가고 있다. 다저스의 간판타자 밀튼 브래들리는 “타구를 그처럼 강하게 밀어치고 또한 끌어당겨 치는 것도 능하다면 좋은 타자임에 분명하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감뿐이며 이제는 모두들 그를 믿기 시작했다”면서 “최희섭에게 기회를 줘야한다”고 역설했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