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사살장면까지 여과없이 전달
충격적 상황·모방범죄 부작용 불구
TV방송사 시청률의식 집착 못버려
지역 TV방송사들이 11일 롱비치에서 발생한 프리웨이 차량 추격전과 경찰의 용의자 사살 장면을 생중계한 것과 관련, 이처럼 폭력적인 사건을 TV화면을 통해 여과 없이 방영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롱비치에서 사우스베이로 이어진 이날의 차량추격전은 채널 2 KCBS-TV와 채널 7 KABC-TV를 통해 50분간 남가주 전역에 생중계됐다.
이들을 비롯한 지역 방송사들은 1998년 이후 폭력성을 띤 사건의 TV 생중계로 이미 여러 차례 잡음을 일으킨 바 있다. 1998년에는 생활고를 비관한 남성이 센추리 프리웨이 고가 교차로에서 권총으로 자살하는 장면을 방영했고, 2년 전에는 강도 용의자가 샌타모니카 고교 앞에서 경관의 총에 맞아 숨지는 모습이 그대로 전파를 탔다.
이 사건 직후 윌리엄 브래튼 LAPD 국장과 리 바카 LA카운티 셰리프국 국장은 “사건, 그 중에서도 특히 차량 추격전의 생중계는 범죄자들의 도주 시도를 부추길 우려가 있다”며 자제를 요청했고 방송사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이번 사건을 중계한 KABC-TV는 용의자와 경관들 사이에 총격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 닥칠 때마다 카메라 각도를 바꿔 클로즈업을 피했고, 채널 4 KNBC-TV와 채널 5 KTLA 등은 생중계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방송사 관계자들은 O.J. 심슨이 권총을 자신의 머리에 겨눈 채 친구가 운전하는 브랑코를 타고 도주극을 벌이던 극적인 장면을 내보낸 이후 차량 추격전을 중계할 때마다 시청률이 치솟았다며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을 수 있는 이런 호재를 외면하기란 사실상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USC 아넨버그 방송통신 대학원의 마티 카플란 부학장은 “방송사들이 시청률을 의식해 추격전 등을 중계한다 하더라도 폭력적인 돌발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이를 걸러낼 수 있도록 약 5초간의 시차를 두고 방영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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