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운 지키다 희생 이재성군
흉상 놓을곳 못찾아
당시 수집자료 방치된 상태
“언제쯤 이재성군이 편히 잠들 수 있을까요?”
4.29폭동때 경찰이 떠난 한인타운에서 청년단을 이끌었던 당시 청년단장 강종민씨 사무실 책상 뒤에는 눈길을 끄는 조각상이 하나 있다. 폭동 때 숨진 이재성군의 흉상이다.
강씨는 “폭동 뒤 한인들이 정성을 모아 이군의 흉상을 제작한 게 1995년인데, 이를 상설 전시 하고 관리해 줄 믿을 만한 단체나 기관이 없어 10년 동안 곁에 놔두고 있다”며 “4.29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이군의 흉상마저 갈 곳이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인사회의 무관심 속에 4.29폭동 관련 유물 대부분은 역사 속으로 사라져가고 있다. 이재성 흉상처럼 그나마 남아있는 것들은 비영리단체, 언론사, 대학 및 개인 소장가 등 곳곳에 분산돼 있어 일반인은 관련 자료를 접하기도 힘든 상태다.
이민 100주년 기념사업회에서 발간한 ‘LA 4.29폭동의 실상’을 쓴 차종환 박사는 “한인사회 여러 유관단체들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어, 집필 당시 수집한 자료도 상자 안에서 잠자고 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4.29협회가 발행한 ‘4.29폭동 백서’ 대표 집필자인 이선주 목사도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준 과거의 사실을 기록하고, 유물을 보전해 후손과 이웃에게 진실을 전하는 것이 한인사회의 의무”라며 “한미구호기금재단과 한인회 같은 관련 단체가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2년 전 ‘4.29폭동 박물관’ 건립을 추진했었던 한미연합회 찰스 김 사무국장은 “당시 한 독지가로부터 장소 후원까지 약속 받았지만 유물을 보관중인 단체나 개인의 협조가 전혀 없어 더 이상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없었다”며 “1세들의 무관심과 욕심 때문에 4.29는 2세들에게조차 점점 잊혀진 과거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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