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회를 못 넘기고 강판된 박찬호가 덕아웃에 앉아 괴로운 모습으로 이마의 땀을 닦고 있다.
4.1이닝 8안타 5사사구 4실점
레인저스, A’s에 5-8로 패배
마지막 등판에서 뛰어난 호투로 시즌 첫 승을 따냈던 텍사스 레인저스의 박찬호(31)가 다시 예전의 실망스런 모습으로 돌아서며 시즌 첫 패를 당했다.
18일 홈구장인 알링턴 아메리퀘스트필드에서 벌어진 오클랜드 A’s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한 박찬호는 처음부터 끝까지 불안한 모습을 벗지 못한 채 5회를 못 넘기고 강판됐다. 4⅓이닝동안 홈런 한 방 포함, 8안타 5사사구로 4실점했고 삼진은 4개. 투구수는 92개로 이중 52개가 스트라익이었다. 레인저스는 5-8로 패했고 박찬호의 시즌 성적은 1승1패, 방어율 5.40이 됐다.
빛나는 호투로 재기의 희망을 심어준 지난 13일 LA 에인절스와의 경기와는 전혀 딴판이었다. 주무기로 부상한 투심 패스트볼이 전혀 제구가 되지 않았고 체인지업이나 커브 등도 예리한 맛이 없이 밋밋하게 들어왔다. 특히 땅볼아웃을 잡아줘야 할 투심패스트볼이 먹히지 않아 지난번 등판에서 8대5였던 땅볼아웃 대 플라이아웃의 비율이 2대6으로 역전되고 말았다. 노련한 피칭으로 초반 위기를 잘 넘겼기에 다행이었지 하마터면 초반 KO로 물러날 위험성도 높았던 경기였다.
초반부터 고전의 연속이었다. A’s 타자들은 박찬호의 스트라익성 볼에 배트가 나가지 않고 승부를 길게 가져가는 작전으로 나섰고 그 바람에 박찬호는 초반 많은 공을 던진 것은 물론 볼카운트가 불리하게 몰리며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해야했다. 1회 1사후 2안타와 포볼로 주자 만루의 위기에 몰린 박찬호는 스캇 하테버그와 에릭 번스를 잇달아 내야땅볼로 잡으며 실점없이 이닝을 잘 넘겼으나 무려 25개의 공을 던져야 했다. 2회에는 하위타선인 마크 엘리스와 마코 스쿠타로를 2루타와 포볼로 내보낸 뒤 톱타자 마크 캇세에게 2루타를 맞아 2점을 내줬으나 캇세가 3루를 훔치려다 횡사하는 바람에 추가실점은 면했다. 하지만 2회에도 28개의 공을 던진 박찬호는 첫 2이닝에서 무려 53개의 투구수를 기록, 이미 5회를 넘기기가 힘든 상황에 처했다.
3회에도 선두 이루비엘 듀라소에 2루타를 맞았으나 이후 삼진 2개를 곁들여 실점없이 이닝을 마친 박찬호는 4회 들어서야 모처럼 9개의 공만 던지며 3자범퇴로 이닝을 끝내 한가닥 희망을 안겼다. 하지만 희망은 잠깐뿐이었다. 2-2 동점이던 5회초 박찬호는 선두 에릭 차베스에게 비거리 449피트짜리 초대형 우월솔로홈런을 얻어맞은 뒤 급속히 허물어지고 말았다. 박찬호는 이후 포볼과 안타 2개로 1점을 더 내준 뒤 교체됐고 A’s는 레인저스 불펜을 상대로 6회 1점, 7회 3점을 보태 9회말 3점을 만회한 레인저스를 8-5로 제압했다. 박찬호는 오는 23일 뉴욕 양키스와의 원정경기에 다시 선발로 등판한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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