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콘클라베 비밀회의장인 시스틴 성당의 문이 닫히고 있다. 115명의 추기경단은 시스틴 성당에 격리돼 11억 가톨릭 교인들을 이끌 새로운 교황을 선출한다.
콘클라베 첫 표결… 선출엔 실패
추기경단 표결전 물밑 조율 가능성
유력후보 라칭어 나치전력 ‘악재’로
보수-진보 대결양상 속 진보 인물난
추기경단은 18일 콘클라베에서 열린 첫 표결에서 차기 교황을 선출하는데 실패했지만 바티칸 관측통들은 시스틴 성당에 격리된 추기경단 사이에 어느 정도 사전조율이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번 주말 이전에 새로운 교황이 탄생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콘클라베 비밀투표 장소인 시스틴 성당의 문이 닫히면 차기 교황을 결정지을 때까지 추기경단과 외부와의 접촉은 철저히 차단되지만 선대 교황의 장례식으로부터 콘클라베 시작 전까지의 약 10일간 이들 사이에 활발한 물밑 조율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 비밀표결에 참여하는 115명의 추기경들 가운데 상당수는 개개인의 철학적 우선 과제와 종교적 확신, 막후 협상, 일부 ‘킹메이커’들의 설득 등을 토대로 이미 마음의 결정을 내렸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번 콘클라베는 가톨릭 교회 내부의 이데올로기가 보수와 진보로 이견이 뚜렷한 가운데 열려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가장 유력한 교황 후보로 지목된 보수 강경파 교리수호자인 요제프 라칭어(78) 추기경은 서유럽에 만연한 세속주의를 교회에 대한 가장 큰 위협으로 보고 있는 인물로 콘클라베에 참여한 115명의 추기경 가운데 이미 40∼50표를 확보, 교황선출에 필요한 77표에 가장 가깝게 접근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지난해 유럽연합(EU) 회원국 확대 논란에서 이슬람 국가인 터키의 EU가입을 반대하기도 했었다. 라칭어 추기경과 이탈리아 주교회의 의장 카밀로 루이니 추기경(74)을 포함한 그의 지지자들은 교황청의 중앙집권, 즉 강력한 쿠리아를 주장하고 있으나 다른 추기경들은 한층 민주적인 교회를 바라고 있다.
바티칸을 전담 취재하는 기자들에 따르면, 라칭어 추기경은 최근 그의 저서에서 세속주의 등 서유럽 내 그리스도교 문화를 위협하는 것들을 조목조목 지적했으나 다른 추기경들은 사회정의나 인권, 빈곤과의 전쟁, 세계화에 따른 황폐 등 다른 산적한 문제들이 많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 라칭어 추기경은 독일 나치정권 시절 나치의 청년 조직인 `히틀러 유겐트’에 가입했고 항공기 엔진을 만들던 BMW 공장의 방공포 부대에 근무한 사실이 있다. 이는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그가 차기 교황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다시 수면위로 떠올라 그에 대한 이미지를 잠식하고 있다.
그러나 진보 진영에서는 아직도 라칭어 추기경에 맞설 만한 중량급 인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예수회의 카를로 마리아 마르티니(78) 추기경이 상징적 인물로 진보적 진영에서 힘을 얻고 있으나 중풍을 앓고 있어 교황 감은 아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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