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옥<수필가>
새로이 시작되는 대망의 2005년, 1월1일이 며칠 남지 않았다. 우리 민족은 새해 첫 날을 설날이라 한다.
신정, 구정으로 부르기 전에는, 음력 정월 초하루를 설날이라 불렀다. 새 해를 맞이하는 날, 하이얀 함박눈이 마당에 소복히 쌓인 밤을 뜬눈으로 지새우지 못했기에, 내 눈 섶도 하얗게 변해 버리지나 안았나 걱정이 되어 거울 앞에 섰던 천진한 시절이었다.
지금은 국제화 시대에 발 맞추어, 양력으로 1월1일을 양력설 혹은 신정이라 부르고, 음력으로 1월1일을 음력설 혹은 구정이라 부르는데, 우리나라의 설날은 새해라는 의미로, 한민족이라는 일체감을 가지게 하는 날이다.
조선시대부터 내려오는 우리 민족의 4대 명절은 설날, 한식, 단오, 추석이다. 설날은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의 최고의 명절이다. 설날은, 산업화 시대에 살고 있는 대부분의 가족들이 흩어져서 생활하다가, 온 가족이 다시 모여서 즐거운 마음으로 조상을 기리고, 웃 어른들에게 효심을 나타내는 세배를 한다.
설날에 입는 옷인, 설빔이라고 부르는 울긋불긋한 새 옷을 입고서, 설 음식 중에서도 대표적인 하얀 떡국을 먹으며,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서로서로 좋은 일이 있기를 빌어 주는 덕담을 나누는 일은, 참으로 의의 있는 일이다.
밝은 희망의 꿈인, 비젼이 있는 인간만이 느낄 수 있는 신년의 기쁨은 언제나 싱그럽고 새롭다.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면서, 사람들은 설레고 신비스러운 마음으로 새해의 계획도 세우고, 새로운 사업도 구상한다. 설령 다 이루지 못한다 할찌라도, 내일에 대한 꿈이 있는 인생은 행복하다. 신선한 종이 냄새가 나는 흠 없는 새 노트에, 시작하는 한 점의 획을 까맣게 그어 일기를 쓰기 시작 할 때의 그 설레임과 정성스러움을 새해 첫 날인 설날에 맛 볼 수 있다.
설날은 개시라는 뜻의 ‘선날’이,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연음화 되어 설날로 변했다 한다. 설은, 새해를 맞이하는 우리 민족의 민속전통이다. 민속전통이란 하루 이틀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고, 유구한 역사 속에서 대대로 내려오고 있는 민족혼(民族魂)이기에 귀하고 귀한 것이다.
새해 설날 아침엔, 누구나 많은 복을 받기를 원한다. 신정이건 구정이건, 새해 설날을 맞이하면서, 한국일보 ‘여성의 창’ 애독자들의 가정과 비젼과 사랑이 있고, 평화와 행복이 깃들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하는 나의 손 끝에, 전능자의 축복이 임함을 느낀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Happy New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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