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대철/흥철 형제
▶ ‘한국 해군을 향한 쌍둥이 형제 26년간의 숨은 사랑이야기’
한국 해군을 향한 쌍둥이 형제의 26년간의 지고지순한 숨은 사랑을 소개한다.
그리 넉넉치 않은 살림이지만 마음만큼은 그 어느 누구보다 부자인 이들 형제는 남한테 자랑할만한 일을 한게 없다며 한사코 인터뷰를 거절했으나 절친한 이웃지간인 미셀 최씨의 일방적인 중매로 쌍둥이 형제 중 동생인 신흥철(사진 59)씨를 어렵게 만나 보았다.
신흥철씨가 해군과 첫 인연을 맺게 된 것은 1979년. 당시 신씨는 바버스 항공대에서 부대청소일을 담당했는데 70여명의 한국 해군들이 미군으로부터 함정 ‘구미함’을 인수받기 위해 석달동안 교육을 와 있었다. 신씨 형제는 이국땅에서 고생하는 젊은 군인들이 안스러워 주말마다 자신의 차로 여기저기 구경도 시켜주고 필요한 것도 사다 주었다.
그 후 신씨 형제는 펄하버 해군기지에서 청소일을 계속했고 해군들이 하와이를 방문할 때마다 기쁜 마음으로 자신의 일처럼 도와주었다. 이 같은 신씨 형제의 진심어린 선행은 해를 거듭하며 지속되었고 어느새 해군들 사이에 소위 ‘유명인사’가 되어 버렸다. 단지 달라진게 한가지 있다면 어느 순간 ‘형님’에서 ‘아저씨’로 바뀐 호칭뿐이다.
강산이 세번 바뀌었지만 해군들이 신씨 형제에게 가장 많이 부탁하는 것은 여전히 관광이다. 그러나 신씨 형제의 관광에는 나름대로의 철학과 코스가 있다. 우선 샤핑은 제외대상이며 시내구경을 한번도 안 해본 해군이 우선 순위다. 코스는 한국전 참전용사가 묻혀 있는 펀치볼 국립묘지를 시작으로 맨 마지막에 이승만 박사 동상이 서 있는 한인기독교회를 방문하는 것으로 끝맺는다.
해군들과의 추억이 하와이 생활의 전부라고 덤덤하게 말하는 신흥철씨는 “2년전 몸이 불편한 쥴리아 리여사를 휠체어에 모시고 함상에서 열린 행사장에 갔을 때 해군들이 국빈대우를 해주자 여사께서 눈물을 글썽거리며 기뻐했던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었다”며 “말년을 쓸쓸히 외롭게 보내고 있는 쥴리아 리여사를 한인사회가 관심을 갖고 보살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한 “자신들보다는 해군들을 정말 친자식처럼 돌보는 한양식당 주인 아주머니야 말로 칭찬받아 마땅한 분”이라고 추켜세웠다.
26년동안 남몰래 한국 해군의 발이 되어준 쌍둥이 형제의 넉넉한 마음씨와 한결같음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그러나 한편으로는 신씨 형제의 숨겨진 이야기가 세상밖으로 드러남으로 인해 자칫 그 참마음이 빛을 바래는 것은 아닐까...
어렵게 이루어진 신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또 다른 소중한 삶의 교훈을 얻게 된다.
<정상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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