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회장을 놓고 경선구도가 막바지에 달했던 지난 11월 29일 무역협회는 경선에 관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세우기 위해 서울가든에서 긴급 임시이사회를 소집했다. 이날의 이슈는 ‘선거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였으며 그 중에서도 회장당락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선거권자를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이기상 후보측은 협회비를 납부하고 오랫동안 협회를 위해 활동했던 회원을 위주로 선거권자를 구성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이재근 후보측은 회원이면 누구나 선거권을 주어야 한다는 입장으로 양측이 달라 혼선이 빚어졌다. 결국 협회 재무를 통해 회원수를 확인한 결과 72명이라는 숫자가 현재 회원으로 등록중이라는 사실이 확인돼 이를 선거인 명부로 하려 했으나 현 회장이 별도로 92명의 회원명부를 컴퓨터에 보관하고 있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결국 이기상 후보측과 이재근 후보측은 80명이라는 숫자로 선거인을 결정하기로 합의, 기존 72명의 회원에 8명의 선거인명부를 임의로 뽑아 선거인명부를 결정하기로 합의, 서명했다. 또한 현 회장은 당시 임시의장을 맡았던 홍순완씨에게 익일 정오까지 92명의 명단을 제출, 이중 추첨을 통해 8명을 뽑기로 합의했다. 다음날 홍순완씨에게는 92명이 아닌 80명의 명단이 전달됐으며 홍씨는 이를 문제삼지 않고 얼마 후 이기상 후보측에 전달했다. 선거당일 이기상 후보측은 회장이 당초 약속한 92명의 명단이 아닌 임의로 8명을 포함시킨 80명의 명단만 보낸 것은 합의을 어긴 것이라고 반발 했으나 회장측은 80명으로 선거인단을 확정하기로 해 80명을 입회순서에 의해 보냈는데 별다른 이의가 없어 이것이 합의된 것이라고 간주했다고 반박했다. 당시 임시의장을 맡았던 홍씨 역시 자신은 전달자에 불과하며 받은 명단이 약속된 내용과 다른 것은 자신의 소관 밖의 일이라고 해명했다.
이같은 혼선으로 인해 무역협회 총선은 시작도 하기 전부터 격론을 벌였으며 일부 후보의 지지자는 목소리를 높이고 동의와 개의가 거듭되는 등 격렬한 회의가 진행됐다. 결국 양후보는 회의시작 3시간만에 당시 회장이 제출한 80명과 명단에는 빠져있으나 최근 한국의 무역인협회 모임에 참석했던 두 명의 회원을 포함 82명중 회비를 내고 당일 총회에 참석한 참석자들을 선거인단으로 할 것을 극적으로 합의했으며 합의 후 30분여만에 최종 선거결과가 발표됐다.
한편 최근 몇 년새 한국의 산업자원부와 재외동포재단 등 정부관련 기관에서 해외동포 무역인들에 대한 중요도를 인식하면서 이의 창구역할을 맡고 있는 무역협회의 역할과 기능이 강화됐다. 또한 세계한인무역인협회는 최근 북한을 방북, 대규모 무역상담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등 북한과의 무역창구역할을 하게 됨에 따라 해외 무역인들의 모임인 무역협회가 더욱 중요한 단체로 인시되었다. 결과적으로 회장의 역할도 중요하게 인식되었고 무역협회장을 놓고 경선을 치르게 된 것도 무역협회의 위상이 높아진 것과 일맥상통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형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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