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마음을 주고받는 감사의 계절, 최근 네이퍼빌 지역 한인사회에 훈훈하고 뜨거운 한 이야기가 물결처럼 번지고 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이 지역에서 산부인과 의사로 널리 알려진 강창만 박사, 그는 17년 전 어느 어려운 형편의 유학생을 옆에서 지켜보다가 선뜻 큰 도움을 줬다. 이 유학생 부부의 두 아이를 받아낸 강씨는 당시로서는 큰 액수인 2만달러를 건네며 ‘이 돈을 밑천으로 미국 생활을 시작하라’며 아무 조건을 달지 않았다. 그 후 이 사실은 누구에게도 발설되지 않고 강씨의 가슴속에만 깊이 묻어두었다.
17년이 지난 최근 2~3주전, 평소 골프를 즐기는 강씨의 골프 친구들은 느닷없는 저녁 초대를 받았다. 평상시면 같이 라운딩한 친구들만 모이곤 했으나 이날은 20여명이 넘는 대식구. 의아하게 생각하는 친구들에게 강씨는 ‘오늘은 내가 한턱 쏜다’며 퍽 유쾌한 표정이었다는 것. 식사자리가 끝날 무렵 궁금해하는 참석자들에게 ‘공짜로 2만달러가 생겨서’라고만 했으나 친구들과 즐거운 저녁식사와 반주를 곁들인 강씨는 끝내 자초지종을 털어놓았다.
최근 자리를 잡은 유학생 부부가 강씨를 찾아 ‘이자는 드리지 못하지만 고맙습니다’라며 그때 받은 돈을 고스란히 갚은 것. 가족들 모두 곱게 옷을 차려 입고 예를 표한 이들은 강씨에게 큰 절로 감사함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주인공은 현재 융자관계 회사에서 자리를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연은 친구들의 입을 통해 번져나갔고 지인들도 강씨의 멋진 삶에 감복,‘멋있는 인생 이야기’라고 입을 모았다.
60년대 도미 듀페이지 카운티에서 저명한 산부인과 전문의로 알려진 강씨는 2년전 당시 근무하는 병원에서 성대한 은퇴식을 선사받기도 했다. 본보 기자의 연락에 강씨는 접촉을 피하며 “도움을 받은 당사자가 아직 시카고 지역에 살고 있고 알리려고 한 일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또 강씨 부부는 이 일이 한인사회에 알려지는 것을 강력히 거부, 겸손함을 나타내면서 기사를 게재하지 말 것을 강력히 요청하고 인터뷰를 거부, 기자는 지인들에게 들은 사실을 바탕으로 기사를 작성했다.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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