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통산 7번째 MVP로 선정된 배리 본즈.

‘미스터 MVP’
어떤 사람들은 우표를 수집하지만 배리 본즈(40·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MVP 트로피를 수집한다. 난다긴다하는 스타 메이저리거라도 평생 한 번 받기 어려운 MVP 트로피가 본즈의 집엔 너무 많아 식구들 방에 하나씩 골고루 나눠주고도 남는다.
본즈는 15일 생애 7번째 내셔널리그(NL) MVP로 선정됐다. 지난 1990년 첫 MVP를 수상한 이래 15년동안 7번째 받는 MVP이며 지난 2001년부터 4년 연속 수상이다.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본즈를 빼면 4연속 MVP는커녕 커리어를 통틀어도 4번 MVP를 받은 선수가 없다. 만 40살인 본즈는 또 메이저리그는 물론 NFL과 NBA, NHL 등 북미 4대 메이저 스포츠리그를 통틀어 최고령 MVP가 되는 기록도 추가했다. 본즈의 MVP 7회 수상은 NHL의 살아있는 전설 웨인 그렛츠키의 9회 수상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것이다.
본즈는 미 야구기자단 투표에서 32명의 투표인단 가운데 24명으로부터 1위표를 얻는 등 총 407점을 얻어 6장의 1위표와 311점을 얻은 LA 다저스의 3루수 에이드리언 벨트레를 여유있게 따돌리고 MVP로 선출됐다. 올해 본즈는 타율 0,362로 NL 타격왕에 올랐으며 45홈런, 101타점을 기록했으며 특히 무려 232번이나 포볼로 걸어나가 지난 2002년 자신이 수립했던 메이저리그 한 시즌 포볼기록(198)을 무려 34개나 뛰어넘는 신기록을 수립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고의사구 기록. 올해 본즈는 무려 120번이나 고의사구로 걸어나갔는데 이는 역시 2002년 자신이 세웠던 68개를 거의 2배 가까이 경신한 것이다. 이밖에도 기록상 나타나지 않는 사실상 고의사구도 엄청나게 많았다.
이처럼 대부분 팀들이 상대하기를 기피하는 와중에서도 본즈는 홈런 45개를 뽑아내며 통산 700홈런 고지를 돌파했고 101타점, 129득점을 기록했다. 불과 373타수에서 45홈런을 친 본즈의 타수(At-bats) 대비 홈런비율은 12.1%. 상대적으로 메이저리그 홈런왕을 차지한 벨트레는 본즈보다 무려 225타수나 많은 598타수에서 불과 3개 더 많은 48개의 홈런을 쳐 타석대비 홈런비율이 8.0%에 불과했다. 본즈의 홈런 페이스를 벨트레의 타수로 환산하면 72.1개가 나온다. 지난 2001년 그가 기록한 경이적인 한 시즌 73홈런에 육박하는 페이스였다는 계산이다. 이 정도는 아니더라도 메이저리그 공식 통계사인 일라이어스 스포츠뷰로의 계산이 재미있다. 만약 본즈가 3위를 차지한 알버트 푸홀스와 같은 포볼 수(84)만 기록했어도 그의 성적 추정치는 62홈런, 141타점, 180득점으로 솟구친다.
올해 본즈의 성적을 둘러싼 또 하나의 재미있는 계산이 있다. 엄청나게 많은 포볼로 걸어나간 탓에 그의 출루율(0.609)은 역사상 최고다. 이 출루율이 얼마나 높은 것인가 하면 올해 본즈가 안타를 하나도 치지 못했어도 NL 최다안타를 기록한 후안 피에르보다 출루율이 더 높았을 정도. 현역 메이저리거 가운데 이 출루율에 0.150내로 근접해 본 선수는 터드 헬튼(콜로라도 로키스)이 유일하다. 본즈는 “나는 우승을 못했다. 지금은 개인상 외에는 기뻐할 일이 없다. 월드시리즈 챔피언 반지를 원한다. 개인적으로 많은 것을 이뤘지만 우승반지를 끼고 커리어를 마치고 싶다”며 향후 2년은 더 뛰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김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