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원 <락빌, MD>
‘똥개, 선무당, 노가다, 노총각 망나니, 걸레, 햇내기 면장, 천방지축, 중구난방, 국쏟고 거시기 딘다’
3류 통속 소설에서도 별로 쓰이지 않는 위와 같은 바닥말들은 워싱턴 일원에서 유명한 시인 여러분들의 시 구절에 나오는 표현들이다. 창작과 표현의 자유는 헌법에 보장된 것이지만 지성인에 속한다는 시인으로서 갖춰야할 자질과 도덕성에 상처를 주고도 남을 만한 비아냥과 경멸의 본보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주로 노무현 대통령의 고졸 학력을 경멸하면서 비웃는 말들이며 멸시도 시원치 않은 듯 똥개라는 말을 사용하면서까지 대패질하고 있다.
무릇 인간과 자연과 삶, 혹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무의식의 내면, 또는 인간이 경험한 것과 도저히 경험할 수 없는 죽음과 파도처럼 밀려오는 애증의 갈등을 아름다운 말로 풀어내는 격조 높은 기술을 지닌 사람을 시인이라 부른다. 시는 절대로 거짓이 숨어들 틈새가 없는 엄숙한 예술인진데 워싱턴 일원의 시인 여러분들은 시라는 고귀함을 일회용 나무젓가락쯤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 시를 읽는 독자로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물론 시는 반드시 고급이어야만 된다는 법은 없다. 그러나 단견적이고 편협한 이런 시를 읽어 내려가면서 과연 이러한 비아냥과 멸시의 본보기인 막말의 나열도 시에 속하는가를 의심케 한다. 시라는 것이 격조 높은 미사여구를 찾아 써야만 되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그래도 최소한 시에 대한 철저하고 심오한 사상을 신명나게 풀어내는 기본적인 자질과 틀을 갖춰야 되고, 지식인으로서의 예의는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이 좋은 계절에 시의 재료가 그렇게 없다면 차라리 침묵하는 것이 어떨까 한다. 시인의 침묵은 최소한 절반은 인정을 받는다.
설사 한국의 정치를 비웃는 단순비판의 시를 쓴다 해도 가난해서 대학을 못나온 자기나라 대통령을 비웃으며 인격을 깎아 내리고, 고유한 대통령의 성씨를 ‘노가다’라는 일본말로, 교포사회의 절대다수인 노동자들의 직업을 시인의 특권인양 차별하며, 국가 공무원인 유능한 면장을 철없는 어린애들이 뽑아준 면장이라고 빈정대고, 부정과는 절대로 타협하지 않는 개를 똥개로 빗대어 경멸하고, 마침내 뜨거운 국물에 거시기 딘다는 말이 시라는 이름으로 발표될 정도면 ‘범 없는 곳에 너구리가 범 노릇한다’는 옛말이 생각날 판이다. 박, 전, 노 시절에는 아마 수서양단이란 옛말 식으로 몸을 사렸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기야 미당이라는 거물 시인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웃음을 보고 단군의 웃음으로 표현했으니 침묵으로 절반은 여러분들도 인정받았는지도 모르겠다.
결단코 말하건대 박, 전, 노 같은 독재자와 살인자들에게 그때 그 시절, 위와 같은 막말로 시를 썼다고 가정한다면 아마도 민중의 영웅이 되었거나, 한편으로는 유언비어, 국가원수 참칭, 즉 보안법으로 쥐도 새도 모르게 김형욱처럼 증발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여러분은 분노할 때 분노하지 않았다.
그래도 똥개는 도둑(부정)을 보고 짖는다. 그릇된 상식(부정)을 부정하느라고 짖는다. 그러나 여러분들은 부정에 침묵했다. 걸레는 여러분의 마음을 닦아낸다. 법이 걸레요, 상식이 걸레요, 양심과 교육이 걸레요, 여러분이 믿고 있는 하나님이 더없이 좋은 걸레요, 인간들의 더럽고 추한 욕심과 마음을 닦아주는 것이 걸레다. 잘못된 무명을 걸레로 매일매일 닦아내면 명경이 될 것이다. 부디 절차탁마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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