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한인사회가 슬픔에 잠겼다. 최근 한달새 시카고시내에서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3명의 한인이 연달아 강도 사건으로 목숨을 잃거나 중상을 입는 불상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10일에는 시카고시 남부 할스테드길 소재 에보니 뷰티서플라이의 주인 황인중씨가 강도의 총격으로 숨진데 이어 10월 5일에는 북부 노스길에 위치한 J 뷰티서플라이의 업주 이희우씨가 총에 맞아 중상을 입었다. 여기에 지난 14일에는 메디슨-플라스키 상권내 4018 매디슨길 소재 베스트 피트를 운영하던 정인택(52)씨가 역시 강도의 총에 맞아 목숨을 잃는 참변을 당했다.
이처럼 시카고에서 3명의 한인이 잇달아 강력 사건의 피해를 입기는 지난 90년대 초 한때 남부지역에서 한인업주들이 연이어 강도에 피살되는 사건이 발생한 이래 10여년 만에 처음있는 일로 시카고 한인사회 전체가 큰 충격에 싸여 있다. 잠잠했던 커뮤니티가 잇따른 불상사에 술렁이자 사건 소식을 접한 일부 한인들은 안팎으로 안전단속을 확실히 다져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당황한 모습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다.
그렇다면 최근들어 왜 이처럼 강도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일까? 남부 지역에서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는 한인업주들과 경찰 관계자들은 역시 오랜 장기 불황이 이 같은 범죄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일자리가 없거나 일을 해도 벌이가 시원치 않으면서 손쉽게 돈을 벌려는 잠재적 범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 여기에 추수감사절 연휴를 포함, 연말연시가 다가오면서 유흥비를 마련하려는 일부 젊은 층의 그릇된 동기도 가세하고 있다.
박영식 남부상우협의회장은“이런 일이 자주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라며“그러나 오랫동안 경기가 좋지 않고 연말연시가 다가오면서 유흥비를 마련하려는 젊은 층의 움직임이 잘못된 쪽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는 견해를 밝혔다.
정인택씨 사건이 발생한 관할 11지구 경찰서의 루시오 마르티네즈 서장도“경제가 시원치 않으면 범죄가 증가할 수 있다. 게다가 기회가 생겼다고 판단되면 순간적으로 강도로 돌변하는 충동범죄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처럼 강력범죄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지만 사건이라고 하는 것이 때와 시간의 예고없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뚜렷한 대책이 제시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한인업주 및 경찰 관계자들은 감시 카메라 설치와 안전요원 확보, 거동이 수상한 고객 주시 등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지식을 철저히 엄수, 범죄 가능성을 최대한 줄이는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박 회장은 “물론 갑작스런 상황이 닥치게 되면 오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도 침착하게 행동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강도가 돈을 요구하면 일단 고객를 숙이고 얼굴을 보지 못했음을 알림과 동시에 원하는 것은 순순히 들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마르티네즈 서장은“업소안에 종업원은 형편이 허락하는 한 많은 것이 유리하다. 수상한 고객이라고 판단될 경우에는 종업원들 끼리 서로 신호나 대화를 주고받는 것이 필요하며 출입구 쪽에 차량이 대기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즉각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범죄 예방책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상우협의회측은 정씨 사건 관할 11지구 경찰서를 방문, 용의자들의 조속한 검거를 촉구했으며 범죄가 빈발하는 시즌인 연말연시를 맞아 남부지역 각 관할 경찰서측에 순찰을 더욱 강화해줄 것 등을 요구했다.
한편 정씨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11지구 경찰에 따르면 범인들의 모습이 촬영된 업소내 감시카메라 비디오테이프를 정밀 분석, 용의자들의 검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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