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검은 땅 아프리카로 떠나는 여행길은 은퇴한 후 떠나는 여행이라 다른 때보다 더욱 감회가 깊고 가슴 설렜다.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수도 요하네스버그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고 4시간만에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 도착했다. 해발 2,000m의 나이로비는 1899년 동아프리카 최초의 철도 시발점이다.
나이로비를 떠나 4시간만에 적도 선상의 조그만 한 부락 난유키에 도착해 점심을 끝내고 다시 4시간 동안 끝도 없는 레이키피아 대평원을 가로질러 유명한 삼부루 동물의 왕국에 도착한 것은 아프리카 특유의 아름다운 황혼 무렵이었다.
나이로비에서 북쪽으로 314 km 떨어진 삼부르 동물보존구역은 해발 3,000m의 고원에 자리한 대평원으로 한 낮은 무덥고 밤이 되면 겨울 이불을 덮어야만 되는 싸늘한 날씨로 동물이 서식하기에 최적지이며 또한 대평원 끝없는 초지 사이로 넓은 우아소 나이로 강이 구비 구비 흘러 물 따라 이동하는 수많은 동물들로 장관이다.
밀림속 우아소 나이로 강 언덕 위에 통나무 방갈로 호텔에서 처음 맞는 아프리카의 밤은 긴장과 공포로 한 잠을 이루지 못했다.다음날 아침 식사 전에 사파리 탐험을 끝내자마자 삼부루 서남쪽의 나이에르로 출발했다.
나이에르 지방은 밤은 삭막한 황무지로 된 대평원 속에 자리한 유일한 오아시스로 싱싱한 채소와 과일의 집산지이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추리탑 호텔이 있다. 해발 5,199m의 만년설과 빙하로 덮인 케냐 산이 마주보이는 이 호텔은 산 정상 사화산 호숫가에 밤나무로 지어진 3층 건물로 밤낮으로 물을 마시러오는 모든 동물들로 항상 만원이다.
호수 주변이 눈이 온 것처럼 온통 하얀데 호텔에서 동물들에게 뿌려준 소금 때문이다. 소금을 핥아먹고 물을 마신 후에 열을 지어 유유히 하산하는 동물들의 행렬 속에서도 법과 권위가 존재함을 쉽게 알 수 있다. 이어 우리는 거대한 리프트 계곡과 평원에 우뚝 솟은 사화산을 지나 국립공원 나쿠루 호수에서 1박을 했다. 유람선을 타고 밀림이 우거진 호수를 떠다닐 때 이름 모를 수많은 새들과 수천 마리의 빨간 후라멩코떼, 먹이를 찾아 헤매는 악어들이 뱃전 가까이 스쳐 가곤 했다.
아침 8시 출발을 서둔 우리는 5시간만에 아프리카의 상징이며 동물의 천국인 마사이마라에 여장을 풀었다. 탄자니아와 케냐 국경 사이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마사이마라 부족들은 남녀노소 누구나 그들 고유의 의상인 빨간색 망토로 몸을 감고 다니며 긴 지팡이를 들고 다닌다.
아프리카 최고봉(해발 5,899m), 원주민 언어로 ‘빛나는 산’이라는 킬리만자로 산을 보기 위해 국경 도시 암보셀리에서 비자 없이 탄자니아의 나마가로 입국했다. 광활한 밀림 곳곳엔 사람 키를 넘는 황토색 터마이트 개미집 무덤들이 널려 있는 것이 신기했다. 킬리만자로 발목에서 올려다보는 산 정상은 항상 짙은 안개와 구름으로 가리어 하얀 눈과 빙하를 보지 못하고 나이로비로 되돌아온 것이 못내 아쉬웠다.
세계 3대 폭포 중 하나인 빅토리아 폭포를 찾아 나이로비 공항을 출발, 두 시간 반만에 아프리카 동남부에 위치한 짐바브웨의 수도 하라레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비행기로 한 시간을 더 가 웅장한 빅토리아 폭포에 도착했다. 355 피트 낭떠러지를 향해 내리쏟는 천둥같은 굉음, 사방 50 마일의 먼 거리에서도 볼 수 있게 솟구치는 무지개 빛 물기둥, 1855년 폭포를 최초로 발견한 영국의 탐험가 리빙스톤의 파랗게 녹슨 동상이 물안개 자욱한 악마의 계곡을 내려보고 있는 장엄함, 물보라 열대 숲 사이를 렌트한 노란 비옷을 입고 계곡을 아슬아슬하게 비켜가는 관광객들의 행렬......,
둘레 50 피트의 1200년 된 큰 나무 앞에 와서야 비로소 긴장이 풀렸다. 폭포를 가르며 흐르는 잠베지 강 계곡에 걸려 있는 아치형 철교 위에서는 세계 각국에서 온 많은 젊은이들이 번지 점프를 즐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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