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가 4회 제프 드배넌에 안타를 맞은 뒤 이마의 땀을 닦고 있다.
에인절스에 2-8 완패
PO진출 사실상 불가능
4.2이닝
6안타
2홈런
4실점
애나하임 에인절스가 홈런 2방 등 4안타로 5타점을 뽑아낸 거포 블라드미어 거레로의 신들린 방망이를 타고 박찬호(31·텍사스 레인저스)를 제물 삼아 플레이오프행 드라이브를 계속했다. 반면 벼랑 끝에 선 팀을 구해달라는 임무를 부여받고 빅 게임에 나선 박찬호는 극히 실망스런 모습으로 무너져 재기를 원하는 팬들의 소망과 팀의 기대에 찬 물을 끼얹었다. 희미하던 레인저스의 플레이오프 꿈도 이날 패배로 사실상 사라졌다.
28일 알링턴 아메리퀘스트필드에서 벌어진 경기에 레인저스 선발로 등판한 박찬호는 4⅔이닝동안 홈런 2방 포함, 6안타 4포볼로 4실점하고 패전투수가 돼 올해 에인절스와의 4차례 대결에서 전패하며 시즌 7패(3승)째를 당했다. 삼진은 3개. 박찬호는 0-4로 뒤진 5회초 2사 1루에서 강판됐고 레인저스는 에인절스에 2-8로 완패했다. 박찬호의 방어율은 5.89(종전 5.79)로 나빠졌다.
에인절스의 주포 거레로는 박찬호를 상대로 1회 솔로홈런, 3회 1타점 2루타로 그때까지 에인절스가 뽑아낸 2점을 모두 책임졌고 5회초에도 2사 후 좌전안타로 출루, 다음타자 개럿 앤더슨의 투런홈런 때 홈을 밟아 박찬호의 강판을 불러오는 등 박찬호를 상대로만 3타수 3안타 1홈런 2타점 2득점을 뽑아냈다. 거레로는 6회에도 구원투수 잔 와스딘으로부터 초대형 스리런홈런을 터뜨려 이날 홈런 2방 포함, 5타수 4안타 5타점 3득점의 불 방망이를 휘둘렀다. 에인절스(89승68패)는 이날 승리로 4연승 가도를 질주했으며 레인저스(86승71패)는 3연패를 당했다.
배수진을 친 레인저스는 박찬호에게 마지막 희망을 걸었으나 이날 박찬호는 빅 게임의 중압감에 눌린 듯 제구력이 흔들려 맥없이 무너졌다. 최고시속 95마일, 평균 93마일선을 유지한 직구 스피드는 나름대로 위력이 있었으나 볼과 스트라익의 구분이 너무 뚜렷해 전혀 타자를 유인할 수 없었고 결정적인 승부구가 없어 수많은 공을 커트 당하면서 5회를 넘기지 못하고 강판될 때까지 무려 94개(스트라익 51)의 공을 던져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레인저스 강타선이 5회까지 에인절스 선발 켈빔 에스코바에 단 1안타로 꽁꽁 묶여 더욱 어려운 경기를 펼쳐야 했다.
에인절스는 1회초 2사 후 거레로가 박찬호의 몸쪽 직구를 통타, 레프트펜스를 훌쩍 넘기는 솔로홈런을 터뜨려 선취점을 뽑았고 3회에는 2사후 트로이 글로스가 스트레이트 포볼로 걸어나가자 거레로가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리드를 2-0으로 벌렸다. 이어 5회초 2사후 거레로가 좌전안타로 출루하자 앤더슨은 박찬호의 초구 한복판 직구를 통타, 센터펜스를 넘어가는 투런홈런을 뿜어내 리드는 4-0이 됐고 그로기 상태에 빠진 박찬호는 다음타자 제프 드배넌을 스트레이트 포볼로 내보낸 뒤 교체됐다. 특히 박찬호는 자신에 대한 극도의 실망감 때문인지 퇴장순간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씁쓸한 뒷맛까지 남기고 말았다. 벅 쇼월터 감독이 투수교체를 위해 뛰어나오자 박찬호는 그가 마운드에 도착하기도 전에 공을 캐처에게 넘겨주고 감독을 외면한 채 필드를 떠나간 것. 팀과 감독을 무시하고 감정을 앞세운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행동은 그를 더욱 곤경에 빠뜨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김동우 기자>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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