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에서 돌아오자마자 티벳을 향해 짐을 꾸렸다. 티벳으로 가기 위해선 우선 한국을 거쳐야 하고 또한 세계 7대 불가사의의 앙코르와트를 보기 위해선 캄보디아에 가야 하기 때문에 올 때는 중국, 월남, 태국을 거쳐 미국에 들어와야 하기에 비행기만 11번을 갈아타야 한다.
티벳에 가기 전 중국 서북부 사천성의 수도 성도에 도착하니 가랑비가 내리고 있었다. 유비가 세운 옛 촉나라 도읍지이기도 한 이곳 성도는 항상 날씨가 흐리고 비가 많이 와 어쩌다 해가 나면 개가 깜짝 놀라 하늘을 보고 짖는단다. 네 개의 큰 강이 흐르고 있다하여 사천(四川), 맵고 짠 음식으로 유명한 사천요리의 본고장, 삼국지 무대인 양자강과 민강이 이곳을 관통한다. 울창한 대나무숲, 빛 바랜 회색 벽돌담으로 둘러 쌓인 유비의 왕능 봉분 위엔 천년세월을 알리듯 수많은 아름드리 나무가 하늘을 찌르며 자라고 있었다.
성도를 떠나 세계의 지붕, 햇볕의 도시라고 알려진 티벳으로 향할 준비를 했다.티벳은 고지대니 만큼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선 술은 금물이며 두터운 옷을 입어 감기를 예방하며 목욕은 중노동이니만큼 샤워는 삼가고 쉴 때나 잠잘 때도 상대방의 안색을 살피란다. 페루보다 더 높고 더욱 산소가 희박한 고지대인지라 적응이 늦은 사람들은 고생을 많이 하는 가 보다.
5시간 연착 끝에 도착한 신비의 땅, 인구 40만의 티벳의 수도 라싸(Lhasa)에 도착했다. 라싸는 티벳의 유일한 평지이자 사방이 5,500m가 넘는 눈 덮인 설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이다.
티벳의 첫인상은 모든 산에 나무 한그루, 풀 한포기 찾아 볼 수 없으며 집집마다 달토라는 삼각형 오색 깃발에 기원문을 써서 장대에 달아 대문이나 담장 네 모서리에 내걸어 놓은 것이 한국의 시골 운동회날 같았다. 흙이 있는데도 푸른 색깔이 없는 것이 알고 보니 4백만년
전에 이 나라 전체가 바다였단다. 그러다가 지구의 지각운동과 융기로 바다 속에서 튀어 올라와 육지가 된 연유로 지금까지 티벳에는 염분이 남아 식물들이 자라지 못하며 그나마 고산지대의 추위 때문에 얼어죽는단다.
인종은 이웃 네팔과 몽고인들을 많이 닮았다. 주식은 짬바라는 것인데 보리 가루에 버터와 양고기를 섞은 주먹밥이다. 야채나 과일이 부족하고 숲이 없어 동물이 귀하며 천연자원도 개발이 안된 이런 오지에서도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티벳인들이다. 티벳의 명물-하늘 위에 베르사이유 라는 포탈라 궁전, 말이 궁전이지 궁, 절, 요새로 뒤범벅된 이 건물은 라싸의 평지가 해발 4,000m에 있는데 여기서 200m나 더 올라간 가파른 언덕 위에 불규칙하게 지어져 있다.
건물 높이 115m, 폭 110m, 길이 360m의 거대한 궁 안에는 수백 개의 방과 법당이 있고 역대 달라이 라마의 묘소가 있는 홍궁과 달라이 라마의 거처와 집무실이 있는 백궁으로 이뤄져 있다. 황금 11만냥과 20만개의 진주로 치장된 달라이 라마 5세의 영탑(묘소)은 화려함의 극치를 이뤄 유네스코에 의해 건물과 함께 인류 문화재로 지정됐다.
세계 불교의 종주국으로 불교가 국교인 이 나라 국민들의 불심은 정말 갸륵하다. 부처님께 올리는 그들의 절은 오체투지라는 예불형식으로 세상에서 제일 경건한 의미로써 두 손바닥, 두발, 복부, 두 무릎. 이마를 땅에 대야만 하는 절이다. 온 세계에서 참배하러 온 수 많은 순
례 행렬이 포탈라궁 성밖을 쉴새 없이 강물 흐르듯 돌고 있다. 극락에 가서 영원히 살겠다는 한 마음으로 온 몸을 넝마처럼 던져 절을 하는 그 애절한 모습에 가슴이 뭉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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