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 파일럿 닮은
‘컨서트 컴패니언’
감상요령·곡 해설
젊은 관객 유치에
적잖은 도움 기대
젊은이들을 클래식 음악의 세계로 끌어 들이는 것은 모든 오케스트라단의 꿈이요 당면과제. 뉴욕 필하모닉이 멀티태스킹에 익숙한 세대를 연주회장으로 유인할 새로운 아이디어를 냈다.
지난 2월 뉴욕필은 청중을 초대한 공개 리허설에서 연주중인 단원들의 이미지를 청중석 위에 설치된 가로 세로가 각각15, 20피트인 대형 스크린에 비춰봤었다. 결과는 심포니 관객이나 연주자나 록 컨서트 같은 방식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이번에는 손바닥에 쏙 들어가는 작은 스크린이 달린 장치를 동원했다. 청중들이 듣고 있는 곡의 연주별 분석을 제공하는 이 장치에는 소리나 사진은 없이 오직 글자만 뜨며 15~20초마다 내용이 바뀐다.
팜 파일럿을 닮은 ‘컨서트 컴패니언’이란 이 전자장치는 전 캔자스 시티 심포니 단장 롤랜드 발레리가 2년전 그 자리에서 물러난 후 개발한 것이다. 젊은 청중들을 클래식 음악 연주장으로 끌어 들여 끝날 때까지 조용히 앉혀 놓기가 얼마나 힘든지를 직접적으로 알고 있는 그는 이 장치를 작년 3월에 캔자스 시티 청중들에게 처음 시험해 봤고, 8월에는 아스펜 음악제, 사라토가 공연예술센터에서도 실험해봤다.
사라토가에서 사용해 본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마케팅 담당 부사장 에드 캠브런에 따르면 “오페라의 자막보다 훨씬 음악 감상을 덜 방해한다”는데, 뉴욕필은 이번에 e 메일 리스트에 있는 관객 3만명중 75명을 골라 5월 27일부터 열리는 찰스 아이브스 페스티벌에서 3일 연속 이 장치를 시험해 보려 하고 있다.
발레리는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이지요. 노련한 음악 감상자에게 스크린은 주의를 산만케 합니다. 그러나 연주회장에 처음 온 사람에게는 멀티미디어를 통해 음악에 접근하는 것이 근사하게 느껴지죠”라며 자신의 작품인 컨서트 컴패니언은 박물관의 녹음안내에 비교하지만 그렇다고 이 장치가 문외한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이번 실험에 사용될 텍스트를 쓴 음악평론가로 이 교향악단 자문위원인 그렉 샌도우는 “순간 순간의 소리에 관해서만이 아니라 더 커다란 구조및 작곡가의 스타일과 특성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고 말한다.
이번 실험 기간중 필하머닉이 연주할 곡은 라벨의 ‘왼손을 위한 피아노 협주곡’인데 샌도우는 오케스트라에서 가장 저음을 내는 악기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의 독주하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한 콘트라바순으로 시작함을 지적한 후, 협연하는 피아니스트가 왼손으로 연주하는 것은 이 곡이 세계 제1차대전 때 팔을 잃은 피아니스트를 위해 작곡되었기 때문임도 가르쳐줄 예정이다. 그렇게 하면 듣는 이가 더욱 깊은 음악적 체험을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인데 뉴욕필은 관객 기반을 넓히기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방법의 실험을 계속할 예정이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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