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심장수술 장면을 중계방송해 드리겠습니다”
환자 고객 유치등 노려 적극 활용
업자들에겐 의료장비 홍보효과도 커
수술 장면을 비디오로 찍어 인터넷에서 중계하는 종합병원들이 늘고 있다. 유명한 매사추세츠 제너럴 하스피털 같은 큰 병원은 물론 아틀랜틱 시티 메디컬 센터 같은 작은 병원까지, 수술을 웹캐스트하는 병원은 전국적으로 수십개에 달한다.
이제까지 수술 장면 웹캐스트는 주로 의사들의 보수교육 도구로 사용되어 왔으나 그런 서비스가 있는 줄을 알면 환자들이 몰릴 것이라며 병원 마케팅 담당자들이 적극 활용하기에 이르른 것이다. 거기에 의료장비 공급업자들도 가세, 자기 회사 제품의 성능을 효율적으로 시범할 프로그램의 제작비를 대기도 한다.
수술 장면이 방송되므로 집도의의 정신이 산란해질 위험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효과적인 의료전문인 및 환자 교육 방법이라며 칭찬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은 가운데 한편을 제작해 방송하는데 3만5,000달러가 드는 웹캐스트는 벌써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에 사는 컴퓨터 프로그래머 브렌든 코소우스키(37)는 작년 겨울 수영하다 심하게 숨이 차서 진단을 받은 결과 심장 판막에 문제가 있어 수술을 해야한다는 것이었다. 인터넷에서 판막 수술에 관해 서치한 그는 매릴랜드대학 메디컬 센터 웹사이트에서 지난 2월 실시된 수술 및 환자 자신의 회복에 대한 코멘트가 포함된 심장판막 치료 과정 웹캐스트를 보고 감명받아 그를 진행한 외과의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수술받는 것보다 훨씬 회복기간이 짧다는데 마음이 끌린 그는 매릴랜드로 수술받으러 올 것을 고려중이다. 그 웹캐스트 이후 매릴랜드대학에는 200통 가까운 환자 및 그 가족들이 보낸 e 메일 메시지가 왔고 직접 병원에 찾아와 둘러본 사람도 5명쯤 됐다. 수술 장면을 앞장 서서 웹캐스트하기는 도시의 커다란 대학병원만이 아니라 작은 커뮤니티 병원들도 마찬가지다.
온 세상 사람 누구나 볼 수 있는 웹캐스트지만 병원들이 탐내는 관객은 일반 대중이 아니다. 환자가 수술받을 병원을 선택할 때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가정의나 전문의가 제일가는 목표다. 코네티컷에서 slp3D라는 비디오 제작회사의 마케팅 담당 부사장 로스 조얼에 의하면 주로 의사나 환자, 또는 환자의 친지들이 많이 보지만 이 회사로 전달되는 e 메일이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냥 호기심이 발동해 수술 장면을 보는 사람들도 많다.
그뿐이 아니라 웹캐스트되는 수술에 쓰인 고급 장비의 잠재 고객 또한 중요한 관객이기 때문에 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의 수술기구 제조사 아스로케어는 3만5000달러를 들여 조지타운대학병원에서 편도 절제 장면을 촬영하는 한편 전국의 소아이비인후과 전문의 250명에게 미리 e 메일로 그 사실을 알렸다. 웹캐스트후 3개월간 와서 제품 설명을 해달라는 요청을 50건이나 받았으며, 방송중 최소한 일부분이라도 본 사람이 800여명, 이후 그 비디오 파일을 열어본 사람이 3,500명 정도라 그 DVD를 미국이비인후과학회 회원들에게도 보낼 예정이다.
그러나 인터넷에서 생중계되는 수술 장면이 많긴 하지만 심장 수술의 경우는 흉곽외과의협회의 윤리지침에 따라 실제보다 몇시간 후에 방송되기도 한다. 아울러 환자 중에는 웹캐스트 출연에 회의를 표시하는 이도 있다. 의사가 수술 절차를 설명하느라 시간이 지체되기 때문에 마취 시간이 길어지고 환자의 얼굴이 공개되는 것도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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