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압과 소외된 인간상을 역사적 사실과 우리 주변의 일상생활을 소재로 하여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작품이 한국 젊은 작가 6인에 의해 뉴욕에서 선보인다.
한국 작가 함경아, 구자영, 정연두, 김아타, 임영선, 뉴욕에서 활동중인 장혜연씨는 4월13일∼5월29일 뉴욕한국문화원(원장 박양우) 갤러리 코리아 초청으로 비디오, 사진, 퍼포먼스, 필름 등이 어우러진 ‘침묵의 외침’(Absent Voices)전을 갖는다.
’침묵의 외침’전은 한국과 미국에서 활동중인 이들 작가를 초청해 이루어지는 대규모 전시회로 제3회 광주 비엔날레와 2회 남아프리카 요하네스버그 비엔날레 커미셔너를 역임하고 현재 영국 리버풀 비엔날레 큐레이터로 있는 뉴욕의 독립 큐레이터 김유연씨에 의해 기획됐다.
이 전시회는 지난해 11월 컬럼비아 대학에서 심포지엄으로 시작된 ‘사라짐’(Disappearance)이라는 프로젝트의 첫 번째 전시로서 큰 의미가 있다. ‘사라짐’ 프로젝트는 2007년까지 중국과 독일 등에서 큰 규모로 이어지게 되는데 한 시간과 한 공간에 거주하던 개인 혹은 그룹이 사라진 사건에 대해 그 사라진 ‘방향’을 추적하고 존재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사라짐’은 1976년 남미 아르헨티나에서 일어났던 사건, 즉 군부정치에 저항했던 지성인들이 행방불명된(죽음) 사건의 표제다. 공동체의 ‘사라짐’은 1980년대 광주민중항쟁, 1966년 인종차별로 인한 남아공화국 케이프 타운의 디스트릭트 6, 종교적 갈등으로 인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난민 문제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침묵의 외침’전은 사라짐 프로젝트의 한 소재로 윤리적, 정치적, 종교적 혹은 인종차별 등으로 소외된 사람들을 다루고 있다.구자영씨는 지정된 공간에서 작가 이미지를 비디오에 담아 연대기적으로 기록한다. 작가는 실제 전시장에서 겹겹이 기록되어진 영상을 다시 작가를 배경으로 투사함으로써 관객은 작가의 실존을 체감하게 만드는 퍼포먼스를 펼칠 예정이다.
김아타씨는 잡거나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해 탐구, 오랫동안 노출을 한 사진을 통해 존재하고 사라지는 인간 존재의 실체를 이야기하는 ‘브로드캐스팅 시리즈’ 작업을 보여준다. 임영선씨는 광주민중항쟁운동에서 사라져간 젊은이들의 초상을 비디오 영상으로 형태화해 기억에 의한 삶과 죽음을 재현한다.
뉴욕에 거주하는 장혜연씨는 사진과 필름, 비디오를 매개체로 자신의 존재와 정체성을 끊임없이 탐색하는데 떠나는 것과 머무는 것, 나타남과 사라짐의 경계선에서 양면성을 열망하는 작가의 감성을 보여준다.
정연두씨는 사진, 슬라이드, 비디오를 매개체로 공동체의 일반인과의 대화를 통해 제작되는 작업을 선보인다.
함경아씨는 한국, 일본, 싱가포르, 중국 등 아시아인들의 초상을 다큐멘터리식 비디오 작업으로 노란 의복이나 장식을 두른 아시아인들을 집요하게 추적하면서 작가의 렌즈를 따라 관객도 동참하게 만든다. 한편 LG 전자는 중·대형 TV, 프로젝트 등 전시 기자재를 후원했다.
오프닝 리셉션은 13일 오후 6∼8시. 장소: 460 Park Avenue, 6th Floor, NY▲문의: 212-759-9550
<김진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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