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찬 기자>
22일 저녁 엘리콧시티의 한 식당에서 열린 메릴랜드한인회 이사회장에 들어서던 이사들은 입구쪽에 앉아 있는 서소식 이사를 보고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서이사는 최근 현 회장단을 상대로 임시총회 소집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였고, 회장단이 이를 거부하자 대책 모임이라는 ‘장외 투쟁’을 전개했기 때문이다. 또 현 회장 취임후 열린 이사회를 모두 정족수를 채우지 못한 ‘불법’이사회로 규정했으며, 이러한 이사회를 토대로 결정된 한인회관용 건물 처리 방안 및 선거관리위원회 또한 불법으로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차기 회장에 입후보, 그동안 줄기차게 비판해온 한인회의 잘못을 직접 바로 잡아보겠다고 밝혔던 서 이사는 공탁금 없이 합법성을 부인해온 선관위에 등록서류를 접수하려다 거부당하는 수모까지 겪은 뒤여서 이사들중 누구도 서 이사가 이사회에 참석하리라고 예상하지 않았다.
이사들의 서 이사에 대한 반응은 냉담했다.
한 이사는 “서 이사는 임원진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이름만 걸고 이사회에 한번 나오지 않고 이사회비도 내지 않는 이사들과 함께 지난 2년간 힘겹게 한인회를 꾸려온 회장단에게 힘을 보태기는 커녕 ‘훈수’만 계속해왔다”면서 불신을 감추지 않았다.
다른 이사는 “운영이 어려운 단체의 장을 지낸 인사가 동병상련의 정도 없이 원칙의 잣대만으로 고군분투하는 회장단을 공박만 해 한인사회의 분열만 초래한다”고 비난했다.
이러한 이사들의 분위기는 회의 내내 나타났다. 서 이사는 회칙 수정, 재무 보고, 한인회관용 건물 처리 방안 등에 이르기까지 안건마다 특유의 비판을 하며 반대 의견을 냈지만 단 한 건도 한 명의 동의조차 얻지 못했다.
이사들의 반응은 한인회관용 건물 처리에 관한 안건에 이르자 냉담을 넘어 분노로 나타났다.
소장 이사들은 서 이사의 발언마다 격하게 반박하며 “전임회장단에서 그냥 반납하기로 한 건물을 2만달러가 넘는 재산세 체납분까지 물어내며 지켜 내고, 한인회에 일부나마 수익이 돌아오게 만든 한인회장단의 수고를 치하하지는 못할 망정 독단적인 결정으로 몰아부치는” 서 이사를 오히려 질책했다.
어떤 단체든 비판적인 의견은 있어야 하고 이는 발전의 밑거름이 된다. 하지만 도와주지는 않고 질책만 해서는 구성원의 동의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이번 이사회는 여실히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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