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뉴욕에 도착한 김기덕 감독은 내달 2일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의 뉴욕과 LA 개봉을 앞두고 스페인 라스팔마스국제영화제 대상이란 뜻밖의 소식을 접한 뒤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21일 막을 내린 이 영화제에서 그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은 대상에 해당되는 ‘골든 레이디 하리마구아다상’과 촬영상을 받았다. 지난 2월에는 ‘사마리아’로 베를린 영화제 감독상을 차지, 한국 영화계를 빛낸 인물이 됐다.
사계절에 담긴 인생의 사계를 뛰어난 영상미로 표현한 ‘봄 여름...’은 뉴욕과 LA 뿐 아니라 보스턴,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포틀랜드, 덴버, 디트로이트, 미네아폴리스, 시카고, 뉴헤이븐, 세인트 루이스, 워싱턴 D.C. 등 미주 여러 도시에서 개봉되고 추후 상영도시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을 받은 ‘와호장룡’과 ‘내 어머니의 모든 것’을 미국에 배급한 소니 픽처스 클래식을 통해 한국영화로는 처음으로 미국에 배급돼 뉴욕 경우 4월2일부터 맨하탄 링컨플라자 극장과 예술영화 상영관으로 알려진 안젤리카 필름 센터에서 상영될 예정.
김감독은 이재용 감독의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와 함께 뉴욕현대미술관(MoMA)과 링컨센터 필름 소사이어티가 공동 주최하는 제33회 뉴디렉터스/뉴필름 영화제에 출품된 ‘봄여름..’의 상영(31일 링컨센터 월터리드 극장과 4월1일 맨하탄 그래머시 극장)에 맞춰 뉴욕을 방문, 23일 기자회견을 가졌다.
1996년 데뷔작인 ‘악어’를 시작으로 ‘섬’(브뤼셀판타스틱 영화제 대상), ‘나쁜 남자’(후쿠오카 아시아 영화제 대상), ‘해안선’(카를로비바리상) 등 독특하면서도 작품성이 뛰어난 영화들을 발표, 한국 뿐 아니라 유럽에도 매니아층을 갖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내달 15일부터 ‘봄여름..외에도 ‘해안선’, ‘사마리아’가 잇따라 개봉될 정도로 그의 영화를 좋아하는 팬들이 많다.
이 같은 비결에 대해 다소 공격적이면서도 야생적이고 본능적인 느낌을 주기에 어필된 것 같다. ‘봄여름가을 겨울 그리고 봄’ 경우 매우 독특하고 이미지가 아름답다는 평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 공동 제작 제의를 받을 만큼 유럽 영화제작사들이 큰 관심을 보이는 감독 중 한명이다. 이어 세계 배급이 가능한 영화를 만들고 싶다며 이를 위해 미 메이저 영화사들과도 접촉할 기회를 갖고 싶다고 했다.
한결 같이 소외된 계층을 그린 저예산 영화만을 고집해온 이유에 대해 사람에 대한 궁금증과 인간의 관점을 영화로 보여주고 싶었다. 제작비가 많이 드는 상업영화 경우 배우 캐스팅에 쓸데없는 시간을 낭비하게 되고 감독이 원하는 영화를 만드는 데도 제약이 따라 불편하다고 설명했다.
<김진혜 기자> jh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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