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중견 설치작가 제니퍼 조씨가 4월24일까지 정선의 진경산수화를 현대 기술을 통해 재조명한 작품전을 맨하탄 ‘존 첼시 아트센터’(Zone: chelsea center for the Arts)에서 열고 있다.
존 첼시 아트센터는 아시안 작가들을 뉴욕 화단에 알리기 위한 일환으로 지난 12일 첼시에서 개관, 첫 전시 작가로 제니퍼 조씨를 초대한 것. 오는 6∼7월에는 한국의 젊은 작가들을 초청한 그룹전을 개최한다. 조씨는 ‘산 그리기’를 타이틀로 한 멀티 패널 작품을 전시 중이다.
그의 ‘산 그리기’는 진경산수화로 유명한 정선의 작품 ‘금강산’을 살펴본 후 편물 기계로 이 작품의 이미지를 복사해 밑그림으로 뿌린 후 일일이 색연필 작업을 한 입체적 캔버스 그림 150점을 천장부터 바닥까지 설치했다.
그의 설치작은 금강산의 여러 가지 이미지들이 모여 대형 산을 이루고 있다. 이 작업이 처음으로 시도된 것은 1993∼1994년. 작가는 오랜 작업을 통해 1996년 애틀란타 문화 올림픽에 백남준씨와 함께 초대돼 금강산을 형상화한 1,500개의 캔버스를 구성한 멀티패널 벽화를 설치, 화단의 주목을 받았다. 편물 기계를 이용한 그의 멀티 패널 작품은 디지털 프린팅의 전신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미국에서 공부한 작가는 정선이 그림의 영감을 얻기 위해 산간지방을 걸어다니면서 그림을 그린 방법이 성빅토르 산을 찾아 자연 속에서 풍경 대상을 찾았던 세잔느의 방법과 유사하다고 본다. 그는 한국 미술 역사에 ‘진경산수화’란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정선의 기량을 보여주고자 이 작업을 하게 됐다고 말한다.
조씨는 컴퓨터에서 구운 CD를 전기 인두로 구워, 실처럼 뽑아낸 설치작으로도 유명하다.▲장소: 601 West 26th Street New York
<김진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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