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 무형문화재 제27호인 ‘승무’와 제97호인 ‘살풀이’ 춤의 보유자인 인간문화재 이매방(77) 선생은 지난 91년 카네기홀 공연 후 13년만에 갖는 뉴욕 공연(14일 오후 5시 맨하탄 심포니 스페이스 극장)에 대해 큰 기대감과 함께 가슴 설렘을 나타냈다.
이매방 선생은 11일 한국무용가인 부인 김명자씨, 딸 이현주씨와 뉴욕에 도착, 맨하탄 숙소에 짐을 푼 뒤 금강산 식당에서 가진 인터뷰 내내 춤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그는 요즘 춤추는 사람들은 너무 명예에 집착하고 빨리 유명해질 생각만 한다. 오로지 춤이 좋아 춤꾼이 되고자 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 춤에는 추는 사람의 마음이 나타난다는 따끔한 지적과 함께 춤꾼으로서의 70년 외길 인생을 간략하게 들려줬다.
1927년 전라남도 무안에서 출생, 7세 때 지금의 국악원이라 할 수 있는 목포 권번에서 명기 함국향에게서 춤을 배우기 시작, 그 뒤에 조부 이대조에게 호남류의 승무를 익히고 이창조에게서 호남 검무를, 박영구에게서 법고를 전수 받아 춤의 기초를 쌓았다.
15세 때 우연히 판소리 명창 임방울 선생의 명창대회에 대타로 승무를 선보임으로써 첫 무대를 가졌다. 당시 구경하던 사람들은 그의 춤 솜씨에 ‘사내아이가 어쩜 춤을 저렇게 잘 추냐’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49년 광주 극장에서 첫 무용 발표회를 가진 이후 68∼78년 세계 주요 무용 페스티벌 20여 회 참가, 81년 케네디 센터 공연, 86년 미국과 일본 순회 공연, 91년 카네기홀 공연, 98년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 참가 등 왕성한 활동을 해왔다.
팔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비해 무척 건강하고 젊어 보이는 비결은 ‘춤이 보약’이라고 한다. 14일 ‘전통음악과 춤 보존센터’(CTMD) 초청으로 한국국악협회 미동부지회(회장 박수연)과 함께 하는 뉴욕 공연에서 관객들의 눈물을 자아내는 슬픈 살풀이춤과 대가다운 승무를 보여준다. 올해로 춤꾼 외길 인생 70년을 맞아 오는 12월 서울 국립극장에서 70주년 기념 대공
연을 갖는다.
<김진혜 기자> jh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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