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구 목사(호놀룰루한인장로교회)
지난 2월5일, 한국교회 갱신협의회 소속 대구 지역의 목회자들이 이 모임의 전국회장 되시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측의 옥한흠 목사를 모시고 교회 갱신을 위한 특별세미나를 열었다고 한다. 주제는 벼랑 끝에 선 한국교회라는 참으로 민감한 사안이었다.
강사로 나선 옥한흠 목사는 시작부터 이미 비장한 태도로, 한 때 자신과 자신의 교회가 주님의 이름으로 내 교회만 잘되고 부흥되면 그만이다라는 식의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르고도, 역사 앞에 침묵했던 부끄러운 과오를 공개적으로 참회하였다는 것이다.
이런 참회의 고백으로 시작된 강의에서 그는 오늘날 한국 교회의 지도자들과 교회들이 범하고 있는 민감한 여러 가지 현실적인 문제들을 조목조목 짚어가면서 참석자들을 온통 긴장 속으로 몰아 넣었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그는 이 자리에서 오늘날 한국 교회에는 참 선지자가 없다고 통탄했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위기 속에 있을수록 사람들은 선지자 같은 쓰디쓴 경고의 말을 해야 하는데, 오히려 달콤하기 짝이 없는 희망과 긍정적인 입에 발린 말들만을 하고 싶어하고 또 듣고 싶어한다고 지적하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벼랑 끝에 선 한국 교회의 설교자들이 아직도 달콤한 말들로서 인기에만 영합하려하고 또 그러다 보니, 자연 교인들의 눈치만 살피는
꼴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날 한국 교회는 이미 거룩과 순결을 상실한지 오래되었을 뿐 아니라, 그런 지도자들에 의해서 기독교는 완전히 양심을 상실했다고 일갈했다는 것이다.
또 덧붙이길,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인기에만 영합하여 교인들의 눈치나 보고 있는 사람들이 ‘목회 활동은 잘하고 있으니 참, 하나님 앞에서는 너무나도 두려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라고 강조하였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앞으로 10년 후쯤에는 한국 교회의 목사들은 거룩한 하나님의 교회를 감당해 나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한국 교회는 결국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참 두려운 얘기다. 그러나 한국 교회를 향한 비장함이 넘치는 모처럼의 이 같은 쓴 소리가 결코 허공에만 메아리 치지 않기를 간절히 소원해 본다. 이런 선지자적 외침이, 양심이 둔감해 지고 마비되어 버린 오늘날 한국 교회들과 또 교회의 지도자들에게 비록 쓰긴 하지만 좋은 보약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램 또한 간절하다.
학자들간에 다소 이견은 있지만, 한국 기독교(개신교)는 이제 겨우 120년 안 밖의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한 때 급성장을 거듭한 결과, 오늘날 전 국민의 3-4할이 기독교 인구라고 자랑할 뿐 아니라, 세계의 50대 대형 교회 중에서 23개, 그리고 5대 대형 교회 중에서도 3개가 바로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에 있다고 위풍당당해 하고 있다.
그러나 이 기독교가, 아니 그 교회들이 과연 빛과 소금의 역할은 제대로 감당하고 있는가 라는 질문 앞에서는 선뜻 그렇다고 대답하지는 못하고 있다.
한 시대와 세상을 이끌어야만할 교회와 그 지도자들이, 오히려 세상에 타협하거나 안주해서 끌려 다니는 경우가 얼마나 허다하단 말인가? 그러다 보니 교회는 당연히 세상에 대하여 지도력을 잃고 침체되어 가고 있을 뿐 아니라, 양 도둑질, 수평이동과 같은 변칙적인 교회 성장을 제외하고는, 실질적으로 마이너스 성장만을 거듭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기독교가 지닌 종교로서의 매력 역시도 이미 타종교들에 비해서 지극히 뒤떨어져 있다는 이야기는 벌써 오래 전부터 들려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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